프린터나 복합기를 고르는 기준은 출력 품질 및 속도, 디자인, 부가기능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을 비롯한 SMB(Small & Medium Business) 시장의 경우,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게 경제성이다. 사실 최근 팔리는 제품들은 제조사간의 기술수준이 평준화되어 성능이나 가능 면에서 아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경제성은 그렇지 않다. 이는 기술력을 넘어, 해당 제조사가 소비자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마케팅 정책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브라더 DCP-B7640DW 토너세이브 / 출처=IT동아
이번에 소개할 브라더(Brother)의 ‘토너세이브’ 시리즈 흑백 레이저 복합기(DCP-B7640DW)는 이러한 콘셉트를 잘 반영한 대표적인 A4 규격 제품이다. 이 제품은 드럼과 분리된 토너 부분만 교체해가며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토너 카트리지에 탑재되곤 하던 일부 부품을 드럼부로 옮기면서 토너 카트리지의 값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덕분에 레이저 제품군 유지비용의 핵심인 토너 비용을 확실하게 절감할 수 있다. 물론, 그 외의 복합기로서의 기본기인 출력, 복사, 스캔 기능도 충실하다.
80% 비용절감 실현한 분리형 토너세이브 구조
본체 전면 커버를 열고 토너 카트리지 교환을 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토너는 소모품이라 다 떨어지면 새로운 토너 카트리지로 교체해야 하는데, 시중에 팔리는 레이저 복합기/프린터 중 상당수는 토너와 드럼이 일체화된 카트리지를 이용하고 있었다. 토너만 보충하려면 드럼까지 교체해야 하니 당연히 많은 비용이 든다.
기존 브라더의 레이저 복합기/프린터를 포함한 몇몇 제품은 드럼과 분리된 구조의 토너 카트리지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이런 토너 카트리지 역시 일부 드럼 부품(마그네틱 롤러)이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주 저렴하다고는 보기 힘들었다. 저렴한 제품도 정품 카트리지 개당 대략 1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
드럼부와 온전하게 분리된 구조의 토너 카트리지(TNB026 ), 1만 4900원으로 구매해 2600매의 출력이 가능 / 출처=IT동아
그래서 일부 사용자들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비정품 토너를 사서 보충하거나 비정품 카트리지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출력 품질 불량이나 기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토너 보충 중에 몸에 해로운 토너가 공기 중에 유출될 우려도 있다.
반면, 브라더 DCP-B7640DW의 경우, 진짜로 드럼부와 온전하게 분리된 순수한 토너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토너를 보충할 수 있다. 가격도 파격 수준으로 저렴하다. 브라더 DCP-B7640DW에서 이용하는 정품 토너 카트리지인 ‘TNB026 ’은 2024년 10월 온라인 쇼핑몰 기준 개당 1만 4900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어지간한 비정품 토너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출력 가능 용량 역시 카트리지 당 약 2600매로 넉넉한 편이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자면 거의 80% 가량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렇게 비용이 저렴한데도 엄연히 ‘정품’ 카트리지이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 저하나 A/S의 불이익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이점이다.
토너 카트리지의 교체는 간단하다. 브라더 DCP-B7640DW 본체 전면의 커버를 연 후, 토너+드럼 유닛을 꺼낸 후, 여기서 토너 카트리지 부분만 분리해 교체하면 된다. 이후 이를 다시 복합기 본체에 끼우고 커버를 닫으면 교체 작업이 완료된다.
출력 속도, 품질도 이 정도면 O.K.
경제성을 중시한 제품이라 하여 출력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제조사에서 밝힌 브라더 DCP-B7640DW의 분당 출력 속도는 34ppm으로 동급 제품 중에서도 상위권이며, 최대 출력 해상도 역시 1200x1200dpi으로 높은 편이다.
기본 품질인 600dpi로 출력한 결과물 / 출처=IT동아
실제 A4 워드 문서를 출력해보니 최초 1매를 출력하는데 약 14초, 이후부터는 약 1.6초당 1매씩 꾸준하게 출력하는 것을 확인했다. 제조사에 밝힌 사양에 대략 부합하는 성능이다. 품질 모드 변경에 따른 출력 속도 차이는 거의 없다.
고급 품질인 1200 dpi로 출력한 결과물 / 출처=IT동아
출력 품질도 무난하다. 기본 품질인 600dpi로 출력해도 비교적 진하고 또렷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1200dpi로 출력하면 조금 더 선명하긴 하지만 어지간한 상황이라면 600dpi로 충분할 것 같다.
토너 절약 모드로 출력한 결과물 / 출처=IT동아
토너 절약 모드도 지원하는데, 이렇게 하면 아무래도 결과물이 다소 흐릿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윤곽 및 글자 내용을 확인하는 데는 무리가 없으므로 간이 보고용이나 시안 출력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적합할 것 같다.
공간효율성, 정비성까지 살린 무난한 기본 구조
브라더 DCP-B7640DW의 본체 크기는 410(너비)x399(길이)x319(높이)mm로, 어지간한 가정용 잉크젯 복합기보다 약간 키가 큰 정도라 공간활용성은 좋다. 일반적인 책상 위에 두고 쓰면 딱 좋다.
최대 50매의 원고를 연속 스캔/복사할 수 있는 ADF(자동문서급지대) / 출처=IT동아
본체 상단에는 여러 장의 원고를 순서대로 스캔하거나 복사할 수 있는 ADF(자동문서급지대)가 달려있다. 사무실에서는 거의 필수품이다. 최대 50매의 원고를 급지 할 수 있다. ADF 없이 한 장씩 복사나 스캔을 하려면 ADF 부분을 들어올리면 모습을 드러내는 평판 스캐너를 이용하면 된다.
한글 및 백라이트 지원 LCD와 간편 제어용 단축키를 갖춘 조작부 / 출처=IT동아
스캐너 아래쪽 전면의 조작부에는 원터치로 복사나 스캔을 수행하거나 와이파이 연결 및 출력 매수 등의 각종 설정을 할 수 있는 버튼 및 LCD 화면이 달렸다. LCD 화면은 흑백이긴 하지만 백라이트(후방조명)를 내장하고 있어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특히 외국 브랜드 복합기 중에는 LCD가 한글 표시를 지원하지 않아 이용에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 제품은 한글 표시를 지원해 그런 불편을 덜었다.
출력함 상단을 위로 올리면 출력물을 좀더 편하게 꺼낼 수 있다 / 출처=IT동아
조작부 아래쪽에는 용지 출력함이 있다. 일반 용지 기준으로 한 번에 120매까지 가능하다. 출력함 앞쪽으로 용지를 확인하거나 꺼낼 때 불편하다면 출력함 상단을 잡고 위로 올리자. 이렇게 하면 좀더 편하게 용지를 꺼낼 수 있다.
최대 250매의 용지를 보관하는 표준 용지함 / 출처=IT동아
본체 전면 하단에는 최대 250매의 용지를 보관할 수 있는 표준용지함이 있다. A4 외에 B5, A5, A6, 레터 등의 다양한 용지를 지원하며, 용량도 넉넉한 편이다.
특수용지를 1매씩 꽂을 때 편리한 수동급지대 / 출처=IT동아
A4 외에 아주 가끔 이용하는 용지(레터 규격 등)로 출력할 때는 표준용지함 위쪽에 있는 수동급지대를 이용하자. 표준용지함의 기존 용지(대개 A4)를 꺼낼 필요 없이 특수 용지 출력이 가능해 편리하다.
본체 곳곳의 커버를 열어 용지 걸림에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 / 출처=IT동아
혹시나 이용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용지 걸림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도 곳곳에 마련되었다. 본체 후면 커버와 ADF 상단 커버를 열고 표준용지함까지 빼내면 용지가 이동하는 상당수의 경로가 훤히 개방되므로 용지 걸림에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새로운 환경에도 대응하는 유무선 네트워크 기능
최근 프린터나 복합기의 기본 소양으로 자리잡은 온라인 접속용 네트워크 기능도 충실한 편이다. PC 직접 연결용 USB 포트 외에 우선 네트워크 연결용 랜 포트를 갖췄으며 내부에는 무선 네트워크용 와이파이 기능도 품었다. 특히 브라더 DCP-B7640DW는 2.4GHz 와이파이만 지원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5Ghz 고속 와이파이도 지원한다. 덕분에 최신 공유기의 성능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후면의 유선 랜 포트, 내부의 와이파이(5Ghz 연결 지원), 전용 모바일 앱(오른쪽)을 통해 다양한 환경과 플랫폼에서 유무선 출력과 스캔이 가능 / 출처=IT동아
이러한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 다수의 PC에서 직접 연결 없이 브라더 DCP-B7640DW의 프린터나 스캐너 기능을 공유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로 문서/사진 출력이나 스캔을 할 수 있다. ‘브라더 모바일 커넥트(Brother Mobile Connect )’ 앱, 혹은 모바일 기기에 기본 내장된 출력 기능(AirPrint 등)을 이용하면 된다.
경제성 중시하는 SMB 환경이라면 적극적으로 구매 고려할 만
브라더 흑백 레이저 복합기 ‘DCP-B7640DW 토너세이브’는 콘셉트가 아주 확실한 제품이다. 단순한 제품의 ‘가성비’를 넘어, 사용자의 총 소유비용(TCO)를 절감하는데 최적화되었다. 특히 드럼부와 완전하게 분리된 토너 카트리지 구조 덕분에 기존의 정품 토너 대비 80%에 달하는 유지비용을 아낄 수 있다.
브라더 DCP-B7640DW 토너세이브 / 출처=IT동아
이 정도면 굳이 출력 품질 저하나 A/S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비정품 토너를 이용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그 외에 기본적인 기능이나 출력 품질도 양호한 편이라 복합기로서의 기본기를 중시하는 사용자라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굳이 흠을 잡자면 프린터+복사기+스캐너 기능만 갖추고 있고 팩스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메일을 복합기에 지정된 주소로 보내면 해당 내용을 바로 출력하는 ‘이메일 다이렉트 프린팅’ 기능을 지원하므로 이를 활용하면 팩스 기능을 어느정도 대체할 수 있으며, 최근 비즈니스 환경에서 팩스 이용빈도가 크게 낮아진 터라 아주 치명적인 단점은 아닐 수도 있다.
2024년 10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브라더 DCP-B7640DW 복합기(기본 토너 포함)는 35만 9000원, TNB026 토너 카트리지는 1만 4900원에 살 수 있다. 그 무엇보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구매를 고려할만한 제품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