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크리에이 투어] 충남 홍성 편 자전거 타고 달리다 농촌 체험활동 헬멧으로 가이드 설명… 5시간 코스 “알맞은 속도로 농촌 만끽할 기회”
농촌체험과 지역관광을 결합한 충남 홍성의 ‘따르릉 홍성 유기논길’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시골길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 행복한여행나눔 제공
“운동도 하고, 경치도 보고, 가을을 즐기는 완벽한 방법입니다.”
빨리 갈 필요는 없다.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여유롭게 페달을 밟으면 된다. 언덕길도 있고 울퉁불퉁한 돌길도 있지만 힘들다는 불평은 나오지 않는다. 그 대신 “우리 농촌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라는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 나온다.
총 주행 거리는 18.8km. 5∼6시간 걸리는 투어다. 하지만 이 시간 내내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자전거 위에 있는 시간은 70분 정도다. 나머지는 중간에 내려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한다.
홍성 자전거 투어가 ‘국내 유일의 소통형 전기 자전거 투어’로 불린다. 자전거와 헬멧이 투어 참가자들에게 지급된다. 전기 자전거라서 페달을 밟는 것이 일반 자전거보다 훨씬 수월하다. 초보도 도전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자전거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헬멧은 인터콤 방식이다. 가이드의 설명이 주행 중에 헬멧을 통해 무선으로 전달된다. 볼거리가 있으면 일일이 차에서 내려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 하는 일반 투어의 불편함을 줄인 것이다. 주변 경관 설명을 들으며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된다. “여기서부터 비탈길입니다” “옆에 지나가는 차 조심하세요” 등 경로 안내도 들린다. 안전을 위해 가이드는 앞쪽과 뒤쪽에 1명씩 배치된다.
자전거 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풍경은 논이다. 홍성은 국내 최초의 유기농업 특구로 유기농 쌀이 유명하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10∼11월 초가 주변 경관을 즐기며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월 직접 자전거 투어에 참가해 홍성 논길을 달렸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15분 정도 달리면 문당환경농업마을에 닿는다. 홍성의 유기농 쌀로 만든 피자와 제철건강음료를 시식할 기회다. 초록이둥지협동조합, 환경농업교육관 소나무숲에서 휴식한다.
다시 페달을 밟을 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마지막 장소인 장곡 오누이마을에 도착한다. 독특한 이름 ‘오누이마을’은 가족 오누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홍성 특산물인 오디, 누에의 첫 글자와 냉이의 마지막 글자를 합친 것이다. 오누이센터에서 텃밭에서 자라는 꽃들을 활용해 꽃다발만들기, 화분꾸미기 등을 체험한다. 이곳에서 시골 건강밥상을 먹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마친다.
홍성 자전거 투어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한 팸투어, 전문가와 지역 주민 대상의 시범 운영 등을 거쳐 9월 초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기자가 만난 한양대 대학원생들이 두 번째 팀이다.
자전거 투어는 야외 프로그램이라서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 비가 예고되면 투어 시기를 재조정하거나 버스 투어로 대체된다. 추운 겨울에는 자전거 타기가 힘들어 11월 말 또는 12월 초까지 운영될 예정이라고 여행사 측은 설명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시골을 바라보는 시속 20km’로 신청할 수 있다. 현재 할인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가이드를 맡은 김영준 행복한여행나눔 실장은 “대부분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이 농산물 수확 체험에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홍성 자전거 투어는 관광과 체험을 적절히 결합한 것이 특징”이라며 “자전거 위에서 너무 빠르지도 않게, 너무 느리지도 않게, 적절한 속도로 농촌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농촌 크리에이투어는 전국 20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웰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성=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