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부담 비용 월 80만 원 안팎 인슐린 분비 늘려 포만감 유도 변비-담석증 등 유발할 수도
이달 15일 국내 출시를 앞둔 비만치료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제공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68주 동안 체중을 14.9% 감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약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해외 유명 인사들의 체중관리제로도 유명하다. 획기적인 체중 감소 효과에 대한 관심 만큼이나 췌장염, 모발 손실과 같은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15일 국내 허가된다. 공급 가격은 4주분 기준 37만2025원으로 책정됐다. 유통비와 진료비를 더하면 실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80만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고비의 주성분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 세마글루타이드다. GLP-1은 우리 몸에서 음식물 섭취에 반응해 배고픔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해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GLP-1의 이 같은 효과를 집약한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면 쉽게 배가 부르게 되면서 과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다. 비만은 물론이고 비만으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심뇌혈관질환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뇌의 염증을 줄이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 심혈관 질환의 증상을 줄일 수 있다. GLP-1이 식욕 외에 뇌의 보상체계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독 치료제로도 관심이 쏠린다.
일견 ‘만병 통치약’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는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치면서 음식이 위나 장을 넘어가지 못하는 위장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변비, 탈모, 담석증,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