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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신’ 나달 “내달 조국 스페인서 은퇴”

입력 | 2024-10-11 03:00:00

“최근 부상 부진… 이제 끝낼 때”
국가대항 데이비스컵 마지막 출전
메이저 남자 단식 22승 역대 2위



‘테니스 레전드’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10일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사진은 나달이 2010년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깨물며 챔피언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AP 뉴시스


‘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다음 달 데이비스컵을 끝으로 은퇴한다.

나달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 은퇴한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최근 2년간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며 “내 마지막 대회가 조국을 대표해 뛰는 데이비스컵이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은 11월 19∼24일 나달의 나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뒤 대회 주최 측이 마련한 고별 행사도 사양해 가며 “꼭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지만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 통산 22승을 거뒀다. 이 중 14번은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흙신’으로 불렸다. 2022년 프랑스오픈에선 견디기 힘들 정도의 왼발 통증에도 진통제를 맞아 가며 정상에 올라 테니스 팬들을 감동시켰다. 올해 파리 올림픽 이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한 나달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인생의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내 테니스 인생은 상상 이상으로 길고 성공적이었다. 이젠 끝내야 할 때”라며 “내 커리어는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여정이었다. 마음에 완벽한 평안을 안고 떠난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냈다”고 했다. 또 “그동안 테니스 선수로 경험해 온 모든 것은 행운이었다. 특히 대단했던 라이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많은 시간, 또 평생 잊을 수 없을 순간들을 이들과 함께했다”고 돌아봤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나달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 노바크 조코비치 (37·세르비아)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불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페더러가 20승을 올렸고, 나달은 22승을 기록했다. 이후 조코비치가 24승으로 이들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 선수 중에선 페더러가 2022년 가장 먼저 은퇴했다. 페더러의 은퇴 무대로 열린 그해 레이버컵(유럽팀과 유럽을 제외한 월드팀 간 대항전)에서 나달은 아내가 임신 합병증으로 위독했는데도 페더러와 한 팀으로 복식 경기를 치렀다.

나달의 은퇴 경기는 파리 올림픽 때 복식 파트너였던 스페인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1)와 함께 출전하는 데이비스컵 복식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