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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내수 회복, 美 피벗에 금리 인하…38개월 만에 막 내린 통화 긴축

입력 | 2024-10-11 15:31: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10.11/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을 마무리하고 완화 기조로 돌아섰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인하했다. 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가 38개월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금융통화위원 7명 중 6명이 기준금리 인하에 동의했으며 장용성 금통위원만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그간 수도권 집값 과열 우려 등으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던 한은이 결국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단행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이 심각해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는 올 2분기(4~6월) 0.2% 역성장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심상치 않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긴축 완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금리 인하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든 것도 한은의 통화 정책에 숨통을 터줬다.

길었던 긴축 종료로 고금리에 시달렸던 자영업자 등 서민 대출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자금 조달 부담이 컸던 기업이나 얼어붙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은은 향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을 두고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라면서 금융 안정이 이뤄질 때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