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대전 시대 50주년 대청댐 세워 충청-전북 젖줄 역할… 산단 만들어 국가 균형발전 기여 수상태양광 수익 나누며 지역 상생… 2057년까지 수열에너지 단지 조성
“강원 춘천시가 국내 최대 물 에너지 실증, 개발 집적단지로 거듭날 것입니다.”
10일 강원 소양강댐 심층수를 이용한 수열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어우러진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맡고 있는 황태식 한국수자원공사 수변사업처장은 “춘천 지역 경제 지도가 확장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춘천시 일대에 3607억 원을 들여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합친 81만6000㎡ 규모의 단지를 205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김 처장은 “디지털 경제 확대 등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47개인 데이터센터가 2029년까지 732개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전력 소비가 큰 데이터센터를 소양강댐 근처에 만들어 친환경 수자원을 이용해 탄소 배출은 줄이고 지역 경제는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대전 본사 이전 50주년을 맞은 수자원공사는 지방 소멸을 극복하고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 물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은 물론 지역 대학과 산학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 합천댐에는 2012년 세계 최초로 댐 안에 수상태양광을 상용화했다. 댐 인근 20여 개 마을 주민 1400여 명으로 구성된 마을공동체에서 약 31억 원을 모아 투자했고, 매년 발전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가져 든든한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공사에 채용된 일반직 992명 중 570명은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다. 같은 기간 충남대, 대전대, 한밭대, 순천대, 한경대, 경남대 등 비수도권 대학과 16건의 업무협약도 맺었다. 본사가 있는 대전시와는 지역 소통, 창업 산학협력, 지역개발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해 인재와 기업을 육성한다.
● 공기관 중 처음 지방 이전 결정
1974년 10월 15일 대전 대덕구 연축동으로 본사를 옮긴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 대전 시대 50주년을 맞았다. 당시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본사를 이전할 장소를 시찰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다목적댐과 국가산업단지를 만들며 전국에 사업장이 있던 수자원공사는 어디나 쉽게 오갈 수 있는 교통망이 중요했다. 후보지를 고민할 때 수자원공사는 구미 공업단지, 여천 석유화학 공업기지, 이리 수출자유지역 공업단지, 안동다목적댐 건설 등을 추진 중이었다. 경기 수원시, 강원 춘천시, 대구 등이 이전지 물망에 올랐으나 1973년 3월 결국 교통망이 촘촘한 대전으로 최종 결정돼 이듬해 10월 15일 대전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대전은 국토 가운데에 있고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교차하며 대덕연구단지 건설도 예정돼 있어 향후 산학협력이 기대됐다고 한다.
● 대전 시대 50년, 금강 기적 일궈
수자원공사가 1980년 12월 완공한 대청 다목적댐은 충청권과 전북 지역에 생활·공업·농업용수를 대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대청댐은 대전, 청주, 전주, 익산, 군산 등 충청권과 전북지역에 연간 1300만 ㎥의 생활·공업용수와 3만4900㎥의 농업용수를 댄다. 이 밖에 240GWh의 전력도 생산해 충청, 전북지역에 공급한다. 2500만 ㎥의 홍수조절 용량을 확보해 금강 하류 지역의 상습적인 수해도 억제한다. 댐 건설로 생긴 대청호는 금강로하스대청공원, 자전거길과 한데 섞여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