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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부친 한승원 작가 “강이 소설 하나도 버릴 게 없는 명작들”

입력 | 2024-10-11 08:52:00

한승원 소설가가 붓으로 ‘광기(狂氣)’를 쓴 후 들어보이며 “미쳐야 성취할 수 있기에 서재 벽에 붙여 놓고 산다. 후배 작가들도 원고 청탁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원고를 보내고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소설가 한강(54)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세상이 발칵 뒤집힌 느낌”이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딸의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명작들”이라고 극찬했다.

한승원 작가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딸이 수상할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이 그런 사고를 잘 내더라”고 했다.

한승원 작가는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이)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서 수상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며 “어젯밤에도 한참 뒤에 소통이 됐다. 우리도 굉장히 당황했다. 스웨덴으로부터 7시 50분에 전화를 받고 15분 뒤에 기사가 나왔다”고 했다.

한강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는 것이 어떤 점인 것 같냐고 묻는 말에 한승원 작가는 “정서, 어떤 분위기, 문장을 통한 그런 거가 아닐까”라며 “한국어로서는 비극이지만 그 비극은 어디다 내놔도 비극은 비극인데 그 비극을 정서적이고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이가 타게 된 것을 제가 살펴보니까 ‘채식주의자’에서부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아마 이야기된 것 같다. 그다음에 ‘소년이 온다’가 나왔고, 그다음은 ‘작별하지 않는다’였다. 광주(사태)하고 4·3사태 그 연결이 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게 하는 그런 것들에다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것이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승원 작가는 “강이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며 “하나가 다 명작들이고, 이게 고슴도치는 내 새끼는 예쁘다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1939년 전남 장흥 태생인 한승원 작가는 1968년에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받았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