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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가짜’ X 계정 SNS 확산…伊 언론인이 사칭”

입력 | 2024-10-11 17:16:00

한강 사칭해 노벨상 수상 소감 등 올려…일부 외신도 인용 보도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각)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대한민국 소설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강은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됐다. 사진은 2016년 5월24일 한강이 서울에서 기자회견 중 포즈를 취한 모습. 2024.10.11 스톡홀름=AP/뉴시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54)을 자처하는 X(구 트위터) 계정이 전날 시상 발표 직후 급격히 팔로워 수를 늘렸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한강을 자칭하는 이 계정은 2015년 12월에 만들어져 ‘작가, 공식 계정’, ‘한국 거주’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말에는 ‘제 X 공식 계정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팔로워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한강의 실제 알파벳 표기는 ‘HanKang’인데, 공식계정을 사칭한 사용자명은 ‘@HangKangOffic’으로 달랐고, 한강의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이 계정은 관련 링크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 계정은 시상이 결정된 7분 뒤 노벨상 공식 계정(@NobelPrize)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고맙습니다!”라고 3차례 반복했고, 심지어 13분 뒤에도 ‘말이 안 나온다. 감사합니다!’라고 포스팅했다.

노벨문학상 시상 발표 후 4시간 만에 2건의 게시물 조회수는 총 400만회에 달했고 팔로워 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때 이 글을 인용해 기사를 썼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그러나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를 발간한 한국의 출판사는 아사히에 “한강씨는 특별히 SNS는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이 계정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11일 0시가 지나자 ‘이 계정은 이탈리아인 언론인이 만든 가짜입니다’라는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고 사용자 이름도 변경됐다. 가짜 X 계정을 만든 언론인은 이탈리아 기자 토마소 데베네데티였다.

그는 과거에도 가짜 계정으로 팔로워를 늘리는 것을 반복했으며, 지난해 역시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르웨이의 소설가 겸 극작가 욘 포세로 위장한 바 있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사망설을 퍼뜨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이 잘못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언론인’은 올해 프랑스 매체 인터뷰에서 계정을 사칭한 이유에 대해 “지적인 게임으로 즐겁다”, “미디어의 약점에 대한 주의 환기”라고 말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