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도이치 처분’ 與 내분 격화 친한 “김여사 처분前 수심위 열어야” 친윤 “인민재판하라는 거냐” 반발 민주 “韓, 장관시절 수사 뭉갠 공범”
11일 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공항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성남=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옆집 이재명만 웃는다. 분열은 공멸이다.”(친윤석열계 박대출 의원)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기소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1일 국민의힘 내 친한계와 친윤계가 충돌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친윤계는 “검찰 처분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건 인민재판 하란 얘기”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뭉갠 공범”이라며 “한 대표가 진심으로 국민 눈높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김건희 특검 관철에 나서라”고 했다.
● 친한 “수심위 필요” 친윤 “여론 재판 하나”
한 대표 측근인 김 전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친윤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겨냥해 “비공개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권성동 의원),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 한다”(윤상현 의원)고 비판한 것에 대해 “웃기는 소리”라고 반발했다. 김 전 위원은 “한 대표는 명실상부 당의 최고 인사인데 비공개로 (말)하라고 한다”며 “내부 총질 하지 말라는데 내부 총질 안 하면 외부 총질을 어떻게 견디려고 (하느냐)”라고도 했다.
친한계 내에선 검찰이 김 여사 기소 여부를 발표하기 전에 먼저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버리면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아질 수 있고, 그러면 여당도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줄어든다”며 “그 전에 수심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소 여부를 빨리 발표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수심위 등 다른 방안을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尹대통령 내외, 동남아 순방 마치고 귀국… 한동훈 대표 마중 나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11일 저녁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마중 나온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왼쪽)과 악수하는 모습. 성 실장 오른쪽으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한동훈 대표가 서 있다. 성남=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野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 자초”
민주당은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기소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김 여사 수사를 뭉갠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장관 시절) ‘콩알 반쪽’만큼이라도 의지가 있었다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는 진작 끝났을 것”이라며 “결국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을 자초한 셈”이라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