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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 역사왜곡…노벨문학상 中작가가 받았어야” 국내작가 막말 논란

입력 | 2024-10-12 08:40:00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 광화문책마당’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이 진열돼 있다. 2024.10.11.뉴스1


대한민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에 대한 각계의 축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일간지에 기고를 하는 현역 작가가 이를 폄훼하는 극언을 쏟아 내 논란이 예상된다.

소설가 김규나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의미, 노벨 가치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그리고 역사 왜곡의 정당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정적으로 언급하면 부러워서 그러는 거라고 할 테지만, 시대의 승자인 건 분명하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수상은 아니다. 꼭 동양권에게 주어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 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거다. 아님 여자라서?”라고 한강 작가의 수상을 평가 절하했다.

이어 “지난번 문화 리터러시 세미나에 참석하신 분들께는 말씀드렸지만,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다.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5·18의 멸칭)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 사삼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그렇게 또 수많은 독자들은 와우, 자랑스러워, 하고 그 책에 열광하겠지. 그렇게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되어버리겠지”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부분이 역사적 왜곡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끝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최초라며 축제를 벌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다만 부끄럽다. 그리고 슬프다. 그래도 10억 상금은 참 많이 부럽네”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11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파라는 분들 중에서도 축하하는 분들이 참 많으시다. 어떤 책을 썼는지 모르셔서 그런 것 같다. 배 아파서 이런 글 쓰는 게 아니다. 부러워서 안 축하하는 게 아니다. 저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다는 상, 자랑스러워하고 싶고 축하하고도 싶다. 문단에서 내쳐지고 미움 받기 싫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문학에 발을 들인 사람으로서, 문학은 적어도 인간의 척추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고 믿는 못난 글쟁이로서,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사실을 누군가는 말해야 하고 알려야 하잖나. 픽션이니까 역사 왜곡도 괜찮아, 한국이 탔으니까 좌우불문 축하해야 해, 하시는 분들은 문학의 힘, 소설의 힘을 모르셔서 하는 말”이라고 덧붙엮다.

그는 “벌써 서점가 베스트셀러 상위에 온통 그 작가 책이란다. 지금까지도 많이 팔렸지만 앞으로도 엄청 팔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역사의 정설이 되겠지. 그것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도. 그런데도 정말 괜찮은가? 정말 축하하고 자부심 느껴도 될까?”라고 했다.

한편, 예스24 홈페이지 작가 설명에 따르면, 김 작가는 2006년 단편소설 ‘내 남자의 꿈’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2007년 단편소설 ‘칼’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2017년엔 첫 장편 소설 ‘트러스트미’를 출간했다. 현재는 조선일보에 ‘소설 같은 세상’이란 이름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에 단편 소설도 연재하고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