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녀 민정씨 비공개 결혼식서 美 해병대 장교와 백년가약 崔·盧, 이혼 후 첫 만남 이재용·구광모 등 재계 축하 발길 박찬대·권영세·김종인 등 정치인 및 배우 정준호도 참석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 씨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하객들의 차량이 밀려들고 있다. 2024.10.13/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33) 씨가 미국 생활 중 만난 미 해병대 장교 케빈 황(34) 씨와 13일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찾아 축하했다.
삼성·LG·CJ·효성 등 그룹 총수 비롯 정·재계 인사 참석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민정 씨의 결혼식엔 양가 친인척, 재계 인사, SK그룹 계열사 경영진 등 하객 500여명이 참석했다. 민정 씨의 결혼 상대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미 해병대 예비역 장교인 케빈 황(34) 씨다.
결혼식은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됐다. 비스타 워커힐 웨딩홀 반경 100m 앞에 외부인 출입을 막는 입간판엔 ‘결혼식 참석자 차량 외에 진입 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호텔 내부와 지하 주차장에서 웨딩홀로 향하는 길목도 마찬가지였다.
입구마다 내부를 엿볼 수 없도록 가림막까지 설치돼 차에서 내리는 인물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건물 안팎의 모든 입구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포진, 출입객의 신원을 꼼꼼히 살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3/뉴스1
친인척 관계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외가인 고(故) 노태우 대통령의 아들 노재현 변호사도 결혼식 1시간 전인 오전 11시55분쯤 식장을 찾았다.
SK그룹 계열사 수장들도 얼굴을 내비쳤다. 오후 12시를 넘어서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 장동현 SK에코플랜드 대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추형욱 SK E&S 대표, 지동섭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이석희 SK온 대표 등이 식장에 들어섰다.
최신원 전 회장은 “(두 사람의 결혼으로) 행복하다. 얼마나 행복해 오늘”이라며 덕담을 건넸으며 결혼식이 끝난 이후에도 “(신랑·신부가)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다. 이석희 SK온 대표도 참석 전 ‘좋은 날’이라고 짧게 소감을 말했다.
최태원·노소영, 이혼 확정 후 첫 만남…결혼식 곳곳 軍 의식
지난 5월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1700만 원과 20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이 재산 분할로 665억 원, 위자료로 1억 원을 인정한 금액 대비 20배 수준이다. 현재 최 회장이 재산분할 판결에 대한 상고를 제기해 대법원 심리를 앞두고 있다. 다만 양측은 재산분할을 제외한 ‘이혼한다’는 판결엔 동의한 만큼 사실상 이혼은 확정된 상태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사를 통해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 및 혼외 자식을 공개했다. 이전부터 별거 관계 등이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약 20년 만에 도장을 찍은 셈이다.
민정 씨의 예비 신랑인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 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다. 2020년 약 1년간 평택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경력도 있다. 현재는 예비군으로 전환,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며, 조만간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에서 근무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정 씨는 지난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민정 씨와 케빈 황 씨는 미국에서 이웃 주민으로 살며 군 복무 경험이라는 공통점을 토대로 급속히 가까워지며 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이날 결혼식장 한편에는 미군 전통 의식을 살린 ‘실종자 테이블’(Missing man table)이 마련되기도 했다. 이는 실종 또는 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의미로 하얀 테이블 위에 장미, 레몬 한 조각, 촛불 등이 놓였다. 또한 결혼식 중 한미 전우를 위해 묵념을 하는 추모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도 전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