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앞 다가온 美대선
이에 따라 두 후보의 상대방 지지층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12일 해리스 후보의 고향이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주에서 유세를 가졌다. 해리스 후보도 11일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집권하면 공화당원도 참석하는 초당적 자문위원회을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반(反)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
● 해리스 非백인-트럼프 백인 이탈 뚜렷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흑인 남성이다. NYT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에 대한 흑인 남성의 지지율은 70%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85%)보다 15%포인트 낮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0일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흑인 남성을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역시 민주당 지지층인 라틴계 유권자의 이탈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NBC방송과 스페인어 방송 ‘텔레문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의 54%는 해리스 부통령을, 40%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두 후보간 격차가 14%포인트에 그쳤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50%포인트, 36%포인트 격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라틴계에서도 청년층 남성을 중심으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후보는 백인 유권자의 지지세가 주춤하다. 9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현재 백인 유권자로부터 51%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역시 2020년 대선(58%)보다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유명 정치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대학 졸업 여부에 따라 지지 정당이 갈라지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대학 학위가 없는 흑인, 라틴계, 청년층 유권자는 트럼프 후보, 대학 졸업 백인 유권자는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 해리스 고향 유세 VS 해리스, 트럼프 고령 공격
트럼프 후보는 12일 캘리포니아주 코첼라 유세에서 “캘리포니아가 잃어버린 낙원이 됐지만 우리가 되찾겠다”고 했다. 미 50개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538명 중 가장 많은 54명이 걸려 있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늘리고 부유한 캘리포니아주 부호의 선거 자금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11일에도 민주당 우세 지역인 콜로라도 오로라를 찾아 “미국 국민이나 법 집행관을 살해한 이민자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야 한다”며 불법이민 의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