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국채 발행을 통해 미분양주택을 해결하고 국영 은행의 자본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로 투입된 국채 발행 규모나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오히려 실망감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13일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란포안(藍佛安) 재정부장(장관)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의 부동산 매입을 지원하고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특별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란 부장은 중앙정부가 재정 적자를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며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8% 수준인 재정 적자 비율 확대도 예고했다.
재정부는 지방정부가 직접 특별 채권을 발행해 개발이 중단됐거나 문제가 생긴 유휴 토지를 사들이고, 미분양 주택을 구매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특별 국채로 확보한 자금은 6대 국영 은행들의 핵심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데도 쓰일 예정이다. 핵심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대출을 더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추가 재정 투입 규모는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다.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려면 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대)의 승인이 필요해 이달 말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끝나야 구체적 수치가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경기부양책 규모가 나오길 바랐던 투자자들에겐 실망감을 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발표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비력 증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중국의 CPI가 전년 동월 대비 0.4%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0.6%)를 밑돈 것으로 올해 2월 이후 8개월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 9월 PPI도 전 년보다 2.8% 떨어지면서 2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2% 대 하락폭을 보였던 PPI는 5~8월 1%대로 낙폭을 줄었지만, 9월 다시 올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