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최근 한달간 금정구를 5차례 방문한 데 이어 선거 하루 전인 15일에도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 선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던 고 김재윤 전 구청장이 6월 병환으로 별세하면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두고 “혈세 낭비”라고 비판한 데 대해 전날(12일) “민주당의 패륜적인 언행이 금정에 발붙일 틈이 없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 부산을 찾아 “선장이 술 먹고 지도도 볼 줄 모르면 항해가 되겠나”라며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고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 대표의 요청에 따라 14일 부산을 방문해 야권 단일 후보인 민주당 김경지 후보 지원에 나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부산 금정구 노포 오시게시장에서 열린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시장인사 및 집중유세에서 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4.10.12 뉴스1
한 대표는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열심히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을 모욕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그 속내를 드러냈다”며 “사람 되긴 어려워도 괴물이 되지 말자는 영화 속 말이 생각났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11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에서 열린 격차해소특위 참석을 시작으로 5차례 금정을 방문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역에서 요청이 강해 한 대표가 선거 직전인 15일에 금정구를 찾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보수텃밭’인 금정구 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 데에는 금정구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부산 지역을 잘 아는 여당 관계자는 “여당 텃밭으로 우세 지역이었는데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 개입 등 논란이 확산한 이후로 최근 박빙 열세 흐름으로 전환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선 “총선에서 탄핵 지지선을 방어해준 부산에서 지면 당정도, 한 대표도 치명타”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부산 금정구 스포원파크 앞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4.10.12 뉴스1
금정구청장 선거에 조국혁신당까지 가세하며 야권이 부산에 집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13일 “전날 이 대표의 전화를 받고 금정구를 방문하기로 했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복무하기 위해 흔쾌히 부산에 간다”고 밝혔다. 6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한 이후 조 대표가 부산을 찾는 건 처음이다.
민주당은 ‘혈세 낭비’ 비판으로 논란이 된 김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고 엄중 경고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는 신속히 대응하는 모양새다. 현직 의원에 대한 이례적인 조치로 이 대표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금정구청장 선거를 박빙으로 보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변수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