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안전’ ‘미래’ ‘성장’ 강조 “팬데믹때 공급망 붕괴위기 극복 등…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발휘” 평가 상반기 매출-영업익 사상 최대 성과 미래 신사업-지정학적 위기는 과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월 2024년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가 열린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4년을 맞이한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상승하는 등 약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빅 3’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그간 정 회장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붕괴 위기 당시 적극적인 부품 수급 행보를 보이며 이 시기 현대차그룹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 5위에서 3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전기차 시장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불어닥친 최근에도 견조한 친환경차 판매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동시에 자율주행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정 회장은 올해 경기 광명 기아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도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부문에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6만1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9%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2022년 아이오닉5, 작년 아이오닉6, 올해 EV9까지 ‘세계 올해의 차’를 3년 연속 석권하는 등 전기차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게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완성차 브랜드 중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혼다에 이어 네 번째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S&P, 무디스, 피치)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기도 했다.
정 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는 미래 신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하는 것이다. 당장 11월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등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화두로 떠오른 배터리 안전 문제에 대응하면서 캐즘 이후를 대비하는 것도 숙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