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틱톡 성공’ 따라잡기 체류시간 늘면 광고 수익도 증가 ‘틱톡원’ 4분기 韓출시 수익화 지원 네이버 ‘클립’ 크리에이터 확보 주력
유튜브가 짧은 동영상인 ‘쇼츠’ 길이를 기존 60초에서 3분으로 늘리기로 했다. 경쟁 업체인 ‘틱톡’이 2021년 쇼트폼 길이를 3분으로 늘려 성공을 거두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쇼트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13일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유튜브는 15일부터 ‘쇼츠’ 영상을 최대 3분 길이까지 업로드할 수 있도록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토드 셔먼 유튜브 쇼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영상 길이 연장은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기능”이라며 “더 길어진 쇼츠는 이야기를 더 많이 담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영상 길이가 늘어나면 만들 수 있는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광고 등 수익성 다각화도 용이해진다.
틱톡은 이미 2021년 쇼트폼 길이 제한을 60초에서 3분으로 늘려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확대를 이끌어 냈다. 현재 인스타그램 릴스와 네이버 클립은 최대 90초 이내 영상을 올릴 수 있다.
실제 쇼트폼 원조 격인 틱톡은 창작자들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4분기(10∼12월) 한국에 출시 예정인 ‘틱톡원’은 창작자들과 광고주를 연결해 수익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틱톡원 출시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를 확보해 쇼트폼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틱톡이 구글의 검색광고 사업에 큰 위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틱톡 사용자의 23%가 앱을 연 후 30초 이내에 무언가를 검색한다는 이유에서다. 틱톡의 미국 광고 수익은 올해 전년 대비 38.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트폼 후발 주자인 네이버는 최근 단건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있는 ‘시리즈온’을 접고, 쇼트폼 서비스 ‘클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동시에 약한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쇼트폼 크리에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37억 원을 투입해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고, 매달 카테고리별 재생 수 상위 25명에게는 총 4억 원이 넘는 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고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는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크리에이터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내년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7월 서울 경기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쇼트폼을 보는 주된 채널(복수 응답)은 유튜브 쇼츠(76%)이고, 인스타그램 릴스(51%), 틱톡(19%), 네이버 클립(12%)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8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주요 쇼트폼 앱(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합산) 사용 시간은 1491억 분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