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ZEISS), 車 부품 시장 진출 첫 파트너로 현대모비스 낙점 전면 유리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개념 안전성·편의·생동감 등 개선… 기존 모니터 온전히 대체 원천 기술 확보해 시제품 완성… 2027년 양산 예정
자이스가 올해 초 CES 2024에서 공개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 기술 콘셉트. 자동차 측면 유리를 고화질 디스플레이로 활용한 기술 콘셉트 이미지.
현대모비스는 자이스(ZEISS)와 함께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홀로그래픽 HUD)’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경기도 용인 소재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독일 자이스 측과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한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모비스와 자이스가 기술 공동 개발과 사업적 협력을 함께 추진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협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자이스는 자동차 부품 시장 첫 진출 파트너로 현대모비스를 낙점했다.
현대모비스 홀로그래픽 HUD 기술 콘셉트 이미지
영화나 애니매이션, 기술 콘셉트 등을 통해 유리창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개념은 소비자들에게 꽤 익숙한 장면이기는 하다. 하지만 해당 기술은 현재까지 양산 사례가 없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현대모비스와 독일 광학 기업 자이스가 홀로그래픽 HUD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전장BU장(왼쪽에서 네번째)과 베른하르트 오네소게(Bernhard Ohnesorge) 자이스 광학사업부문장(왼쪽 다섯번째)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독일 자이스는 세계적인 광학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밀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의료,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이다.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에도 광학 장비를 공급한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전동화와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양한 고객사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비전을 내걸고 같은 그룹인 현대자동차·기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폭스바겐과 벤츠 등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독자적인 성과를 확대하는 실적구조 개편을 꾀하고 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사 순위에서는 3년 연속 6위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이스가 올해 초 CES 2024에서 공개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 기술 콘셉트. 기존 HUD보다 확장된 수준의 기술 콘셉트 이미지.
자이스가 올해 초 CES 2024에서 공개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 기술 콘셉트. 자동차 테일램프를 스마트글래스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다양한 그래픽을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정식 사업협력계약은 이번에 체결됐지만 현대모비스와 자이스는 이미 원천 기술을 활용해 선행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시제품이 적용된 차를 활용한 시연행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스가 올해 초 CES 2024에서 공개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 기술 콘셉트. 항공기 전면 유리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한 기술 콘셉트 이미지.
정수경 현대모비스 전장부(BU)장 부사장은 “독일 자이스와 차량 전면 유리창을 활용한 신기술 협력을 시작으로 차량 내외장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와 3D 리어램프 등 다양한 분야에 정밀 광학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자이스와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실제 기술 개발 성과를 통해 차세대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왔다. 주행 상황과 이용 목적에 맞춰 대형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2023년)와 가변형 스위블 디스플레이(2022년)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홀로그램 광학 소자 기술을 적용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이스는 올해 초 CES 2024에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 기술 콘셉트를 선보였다. 스마트글래스가 엘리베이터 패드에 적용된 기술 콘셉트 이미지.
자이스는 올해 초 CES 2024에서 다기능 스마트글래스 기술 콘셉트를 선보였다. 집 창문에 스마트글래스 기술을 적용한 콘셉트 이미지.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