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파업에 정리해고 카드 꺼내
미국 항공기 제조 기업인 보잉이 전체 인력의 10%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최근 항공기 제조 공장 직원들의 파업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영업손실이 커지자 대규모 인력 축소를 통한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재정적 현실에 맞춰 상당한 감원이 필요하다”며 “향후 수개월 동안 전 세계 인력의 1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보잉 직원은 약 17만 명으로 인원 감축 대상에는 임원과 관리자, 직원이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감원 조치에 대해 항공우주 전문매체 더 에어 커런트는 “8월 취임한 오트버그 CEO가 메스가 아닌 도끼를 빼 들고 첫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오트버그 CEO는 연이은 동체 결함 사고와 방산 및 우주산업 부문의 재정난으로 최악의 위기에 놓인 보잉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으라는 임무를 받고 취임했다.
보잉은 올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 앞서 이날 공개한 예상 자료에서 파업 충격으로 인한 실적 감소를 예고했다. 또 2분기(4∼6월) 2.90달러였던 주당 순손실은 파업의 영향으로 3분기에 9.97달러로 대폭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매출은 178억 달러, 현금 흐름의 손실 규모는 13억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