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양희은 책 제목
아사바 유키 일본 도시샤대 교수
그 무렵 우연히 접한 말들 덕에 겨우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사회적 사건 현장에 찾아가 ‘심리적 심폐소생’ 활동을 해 온 정혜신 선생은 저서 ‘당신이 옳다’에서 환자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선 “그렇구나”라고 공감을 나타내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누군가가 옆에서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함께 울고 화를 내준다는 것이 얼마나 드물고 행복한 일인가. 그제야 ‘일’이 터진 후에 나에게 가장 엄하게 임한 자는 후회하고 원망하던 나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살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일에 갑자기 휩쓸리고 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생을 끊고 싶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런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하면서 나를 온전히 받아주면 어떨까. 어려울 때 나만이라도 나를 다정하게 대하는 거다.
아사바 유키 일본 도시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