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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치열한 데 무슨 잔치?”…‘채식주의자’ 번역가, 한강 발언 공유

입력 | 2024-10-14 09:47:00

데버라 스미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주요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린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가 ‘전쟁인데 무슨 잔치냐’며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한강의 발언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스미스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 계정에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담긴 코리아타임스 기사를 공유하며 기사 속 문장을 인용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이 결정되자 아버지는 전화로 딸에게 “기자간담회를 하라”고 권했지만, 한강은 고민 끝에 기자회견을 포기했다. 아버지 한 작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 딸은 노벨상을 준 것은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강. 게티이미지코리아


스미스는 한강의 발언에 공감하며 본인도 당장은 외부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스미스는 영국에 한국어를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2010년부터 한국어를 독학했다. 이후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스미스는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빠져 번역까지 하게 됐다. 그 결과 201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작가와 함께 수상했다.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에는 스미스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 나왔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외에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Human Acts)’도 번역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