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문학계에 따르면 한강은 한 출판사를 통해 “17일 열리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포니정 재단(이사장 정몽규)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노벨상 수상 전이었던 당시 포니정재단은 “한강 작가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망하는 주제 의식과 감정에 울림을 선사하는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 모두를 사로잡으며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과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여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포니정재단은 고(故)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됐으며,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는 재단이다. 올해 시상식은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다.
한강 작가가 포니정 시상식에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이 자리에서 직접 그의 문학세계 등을 반영한 수상소감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판계 관계자는 “노벨문학상에 대한 사실상의 소감 발표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질의응답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강 작품들을 출간한 국내 출판사들은 당초 합동으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작가가 고사해 기자회견을 열지 못했다. 한강은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1일 오전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을 통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기자회견을 갖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오후 10시경 한강은 출판사들을 통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다시 전하면서 “보다 자세한 소감은 (12월 10일) 노벨상 시상식에서 낭독되는 수락 연설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강은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짧은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