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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간첩단’ 누명에 7년 옥살이한 청년, 54년 만에 보상금 받는다

입력 | 2024-10-14 15:32:00


서울중앙지법./뉴스1

1960년대 이른바 ‘유럽 간첩단’ 누명을 쓰고 7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신근 씨(82)가 국가로부터 9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됐다. 징역형이 확정된지 54년 만인 올 6월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된데 따른 것이다.

14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는 이달 4일 국가가 김 씨에게 9억120여만 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유럽간첩단 사건은 1960년대 ‘동백림 사건’ 이후 터진 또 다른 공안 사건이었다. 해외 유학 중 동베를린(동백림)을 방문한 유학생들이 1969년 간첩 혐의로 기소됐는데, 당시 고려대 대학원생이던 김 씨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유학하던 중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 서신을 전달받고 사회주의 관련 서적을 읽은 혐의가 적용돼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이 확정됐다.

이후 50여 년간 ‘공안사범’의 멍에를 지고 살아온 김 씨는 2022년 재심을 청구했다. 수사 과정에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의 혹독한 고문이 이뤄진 끝에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였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당시 수사관들은 김 씨에게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반복하며 원하는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김 씨가 불법 구금, 고문 등 가혹행위로 말미암아 중앙정보부에서 임의성 없는 진술을 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올 6월 13일 판결을 확정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