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1단 ‘슈퍼 헤비’… 지구 재진입때 로봇팔로 회수 성공 연료 덜쓰고 재발사 준비기간 단축… 로켓 재사용으로 경제성 크게 높여 블루오리진 ‘뉴글렌’ 내달 첫 발사… 양사, 화성 통신 분야도 경쟁 나서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꿈을 담은 ‘스타십’이 한 번 더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 스페이스X는 로켓 재사용을 위해 지구로 재진입한 스타십의 1단 ‘슈퍼 헤비’를 공중에서 발사대의 로봇 팔이 잡아 회수하는, 이른바 ‘젓가락 기술’에 성공했다.
우주 업계에서는 이번 성공으로 스페이스X를 포함해 뒤를 따르는 여러 우주 개발 기업들의 사업 범위가 달에서 화성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도 내달 대형 발사체 ‘뉴글렌’의 첫 발사를 앞두고 있다.
● 새로운 착륙 기술, 경제성 크게 높여
업계에서는 이번 발사를 통해 스타십이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메카질라의 로봇 팔이 재진입한 슈퍼 헤비를 공중에서 잡게 되면 슈퍼 헤비가 땅이나 해상에 착륙할 때보다 연료를 덜 사용할 수 있다. 재발사 준비 기간도 약 한 달에서 1시간 내외로 크게 줄어든다. 연료가 차지하던 공간과 무게를 화물에 양보하고, 더 빠르고 많이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십은 이번 발사 성공을 통해 달을 넘어 화성까지 진출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모두 갖추게 됐다. 최대 100명이 탈 수 있는 거대한 수송선 역할을 할 스타십이 화성 탐사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IMARC 그룹은 화성과 같은 심우주 탐사 시장이 2032년 572억 달러(약 77조609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성까지 수송 서비스, 위성, 통신, 탐사 로버 등 관련 시장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뉴글렌’ 내달 첫 발사
아마존 역시 ‘카이퍼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지구 저궤도에 3000여 개 위성을 올릴 예정이다. 블루오리진이 카이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만큼 화성 통신 사업에서도 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우주항공 전문가는 “대형 로켓이 하나둘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 탐사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며 “교두보 역할을 하는 달 탐사 경쟁이 그대로 화성 탐사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