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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금공 PF보증 사고액 급증… 올해 역대 최대치 갈아치울듯

입력 | 2024-10-15 03:00:00

8월까지 1403억, 작년 총액의 78%
서울 비중 33%로 고전 면치 못해




중소형 건설사 A는 서울 양천구에서 다세대 주택을 건립하던 중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다세대 주택의 공정이 88%에 육박했는데도 결국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A사처럼 주택 사업자들이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고꾸라지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보증을 선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대신 돈을 갚아야 하는 사고액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이 주금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주금공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사고액은 14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전년도 사고액(1791억 원)의 7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주금공의 PF 보증 사고 발생률도 1.61%로 전년 말(1.44%)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PF 대출을 받고, 이를 상환하지 못하는 중소형 사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PF 보증이란 건설사 등 주택 사업자가 주택을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주금공이 제공하는 보증 상품이다. 주금공은 △대출 원리금 미상환 △주택사업자 파산 및 회생 △장기 공사 중단 등의 사고 발생 시 해당 사업장이 빌린 돈의 70∼80%를 금융기관에 대신 갚아준다.

지역별로 봤을 때는 서울 지역의 사고액 비중이 33.5%(470억 원)로 가장 두드러졌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서울 주택 사업조차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주택 시장이 침체 국면에 돌입한 강원(27.0%), 경북(26.5%) 지역의 비중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공사비 인상, 분양시장 양극화 등으로 인해 보증 사고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장 보증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금공의 심사와 위험 관리 절차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국내의 PF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금융사의 PF 대출 위험 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끊이지 않는 PF 부실을 막기 위해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행사의 저자본-고차입 구조를 지적하며 “시행사(디벨로퍼)가 자본을 적게 투입해도 사업에 성공하면 막대한 수익을 얻지만, 사업 실패 시에는 관련된 위험이 건설사, 금융기관, 더 나아가 수분양자에게도 전가될 수 있다”며 “시행사에 대한 자기자본 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