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첫 기획전 ‘… 15년의 궤적’ 개막 서울시립대 박물관 ‘클래식 서울’ 음악가 해외진출-내한 등 한눈에
한국 오페라 초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의미 깊은 자료들을 만난다.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KOHM)은 첫 기획전 ‘한국오페라 첫 15년의 궤적 1948-1962’를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1층에서 개막했다. 1948년 공연된 첫 국내 오페라 ‘춘희’(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프로그램북을 비롯해 오페라 한글 번역 대본 등 문서 자료와 모형, 영상 등 47점을 선보인다.
2022년 설립된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은 원로 성악가 박수길(전 국립오페라단장)과 오페라 애호가인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아 2022년 설립했다. 변두리 고서점까지 자료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니는 한편 오페라 관련 인사와 가족 등의 기증도 받아 지금까지 1000여 점의 자료를 수집했다. 2027년 경기 과천시에 박물관 건물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며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는 경기 안양시 이오테크닉스 사옥에 보관하고 있다.
1951년 7월 대구에서 공연된 현제명 오페라 ‘춘향전’(위 사진)과 1950년 1월 서울 시공관에서 공연된 비제 오페라 ‘카르멘’의 포스터. 한국오페라역사박물관 제공
전시 개막일인 10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박물관 사무총장인 손수연 단국대 교수(문화예술학)는 “‘춘희’와 ‘카르멘’ 프로그램북은 당시 공연 제작을 맡은 테너 이인선의 유족들이 기증해 확보했다”며 “원로 오페라인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자료들이 사라지고 있어 국가 차원의 아카이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길 공동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자료가 모이기를 기대한다. 예술가들이 나서서 박물관 건립을 해야겠지만 경제적 뒷받침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며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이 전시는 내년 3월 30일까지 열리며 다음 달 28일에는 연계 세미나 ‘한국 오페라의 여명과 태동’을 개최한다.
서울시립대 박물관은 8일부터 내년 8월 11일까지 개관 40주년 기념 특별전 ‘클래식 서울’을 개최한다. 소프라노 이금봉(1917∼2004)의 가족이 기증한 공연 포스터와 프로그램북 등을 통해 광복 직후 한국 음악계의 동향 및 한국 음악가의 해외 진출과 해외 연주가의 내한 등 1970년대까지 클래식 음악계의 성장과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 속 전시’로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140년의 아리아’ 특별전도 열린다. 이탈리아 외교관 카를로 로세티가 촬영한 1900년대 초 서울 사진과 미공개 연구 자료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