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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마라톤, ‘마의 2시간10분’ 벽 깼다

입력 | 2024-10-15 03:00:00

케냐 체픈게티, 2시간9분56초
종전 세계 기록 1분57초 경신
시카고마라톤서 3회 우승 기염
“꿈꿔왔던 기록”… 남녀 전체 ‘톱10’



케냐의 루스 체픈게티가 13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시카고마라톤에서 여자 풀코스 세계기록(2시간9분56초)으로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시카고=AP 뉴시스


여자 마라톤 42.195km 풀코스 완주 기록 ‘2시간10분’ 벽이 무너졌다.

루스 체픈게티(30·케냐)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마라톤 여자부 풀코스에 출전해 2시간9분56초의 세계 최고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티그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세계기록(2시간11분53초)을 1분57초 앞당겼다. 체픈게티는 이날 2위로 결승선을 지난 에티오피아의 수투메 아세파 케베데(2시간17분32초)에게 7분 이상 앞서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보여줬다. 체픈게티의 기록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녀 선수를 통틀어서도 톱10에 든다. 체픈게티보다 빨리 결승선을 지난 남자 선수는 9명뿐이다. 체픈게티는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4분22초나 앞당겼다.

체픈게티는 세계기록을 경신한 뒤 “너무 자랑스럽다. 내가 꿈꿔 왔던 세계 최고 기록을 생각하면서 계속 사투를 벌였다. (에티오피아 선수가 세웠던) 세계 최고 기록이 다시 케냐로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여자 마라톤에서 케냐 선수가 세계기록을 작성한 건 2019년 시카고마라톤 챔피언 브리지드 코스게이(2시간14분4초) 이후 5년 만이다. 체픈게티는 또 “(세계기록의) 영광을 켈빈 킵툼에게 보낸다”고 말했다. 케냐 출신의 킵툼은 지난해 시카고마라톤 남자 풀코스에서 2시간00분35초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는데 올해 2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체픈게티는 이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시카고마라톤에 유독 강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체픈게티는 2021, 2022년 시카고마라톤 우승자다. 작년엔 2위를 했다.

시카고마라톤은 체픈게티의 세계기록 작성으로 ‘기록의 산실’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여자 마라톤 풀코스에선 최근 5년간 세계기록이 세 차례 경신됐는데 이 중 두 번이 시카고마라톤에서 나왔다. 최근 5년간 여자 마라톤 풀코스 상위 1∼4위 기록 가운데 3개가 시카고에서 만들어졌다.

올해 시카고마라톤에선 케냐가 남녀부 우승을 모두 차지했다. 케냐의 존 코리르(28)는 2시간2분44초의 기록으로 남자부 1위에 올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