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의 비준 절차에 착수했다. 이 조약에는 쌍방 중 한쪽에 대한 침략이 있을 경우 다른 한쪽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고 주장하며 남북 간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북한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와 내정 간섭”이라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의 비준에 관한 법안을 러시아 연방의회 국가두마(하원)에 제출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올 6월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이 협정에는 ‘쌍방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다른 한쪽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에서 조약 비준은 하원을 통해 진행된다.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북러 조약 22조에 따르면 조약은 비준받아야 하며 비준서가 교환된 날부터 효력을 가진다. 북한의 조약 비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동신문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4일 성명에서 북한의 주장을 인용해 “이는 북한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독립 국가의 합법적인 국가·정치 체계를 파괴하고 자주적으로 발전할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했다.
또한 자하로바 대변인은 “남한은 북한의 경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무모한 도발로 한반도 상황을 악화하고 실제 무력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을 중단하라”며 “러시아는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기초해 한반도 위기 심화를 막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