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사진 출처=뉴시스)
최근 3년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의대 진학’을 사유로 자퇴한 학생이 18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과학 교육의 산실로 불리는 연구중심대학조차 의대로 인재들이 빠지는 ‘의대 블랙홀’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AIS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10월 4일까지 의·치대 진학을 사유로 자퇴한 KAIST 학생은 182명이었다.
이번 집계는 자퇴를 신청할 때 사유를 의·치대 진학으로 기입한 학생만 포함한 것으로, 실제 의·치대 진학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의·치대 진학을 이유로 자퇴하는 시점이 통상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이기 때문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올해 11월 이후에는 더 많은 자퇴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황 의원은 “의대 증원으로 이공계 인재 유출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공계 인재 지원 양성을 위해 내년부터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이공계 석사특화장학금’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올해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대 증원과 관련해 기존 이공계 대학생들의 휴학 현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올해 2학기 휴학 현황 등을 유심히 살피며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