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저서, 전자책까지 모두 ‘대출 불가’ 책 추가 구매하려해도 재고 없어 ‘동동’ 이미 읽은 학생들은 초기 작품에 관심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서울 야외도서관 책마당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한 마련된 특별 전시에서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책읽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책마당’, ‘책읽는 맑은냇가‘ 등 3곳에서 진행된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등 도서 10종, 총 216권이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20개 언어로 된 번역본을 함께 전시한다. 한강은 지난 2016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2024.10.13. [서울=뉴시스]
대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접어들었지만 ‘한강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주요 대학 도서관은 한강 작가의 책을 대여하려는 예약자가 몰리자 추가 매입에 나섰다.
15일 뉴시스가 찾은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도서관은 한강의 저서는 모두 3명 이상이 예약해 ‘예약 불가’ 상태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지난 11일 저녁부터 예약이 시작됐다고 한다.
동국대 도서관 사서 나모(29)씨는 “노벨문학상 발표 다음 날 출근했을 때 서가에 이미 한강 작가 책이 없었다”며 “원래 서가에 채식주의자가 여러 권 남아 있었는데 수상 발표 이후 다 대출해 갔다”고 밝혔다.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은 책을 사지도 빌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학과에 재학 중인 류모(24)씨는 “한강 작가의 책은 요약본으로만 읽어봤다. 도서관에서 대출하려고 하니 다 예약 중이라 못했다”며 “판매도 다 품절이라 예약 구매를 신청해놨다”고 말했다.
영화영상학과 박모(24)씨는 “평소 한강 작가의 책을 좋아해 웬만한 책은 다 읽었다. ‘여수의 사랑’과 ‘흰’을 여기서 빌려 있었다”며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대출하려고 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서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용산구 소재 숙명여자대학교 도서관은 중간고사 기간을 맞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서가는 한적했지만 한강 저서만은 모두 대출 중이었다.
기존에 한강의 책을 사 둔 학생들은 시험이 끝나면 책을 펼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한강의 초기작까지 욕심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영어영문학부에 재학 중인 B씨는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소장 중인데 조금 읽다가 너무 슬퍼서 중단했다.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시 읽고 싶어져서 조만간 읽을 예정”이라며 “‘문장이 아름답다는 얘기를 들어서 ’희랍어 시간‘도 읽어보고 싶고 ’채식주의자‘도 궁금하다”고 했다.
미디어학부 C씨도 “’채식주의자‘와 ’희랍어 시간‘을 소장 중인데 허겁지겁 서점에 달려가서 책을 살 필요가 없어서 좋다. ’소년이 온다‘는 대출해서 읽고 너무 감동 받았는데 당시에 돈이 부족해서 못 샀다”며 “만약 노벨상 에디션이 나온다면 꼭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명지대학교 도서관 역시 한강의 저서 27권이 모두 대출 및 예약 마감이었다. 한강 작가의 장·단편·시 등을 모아 묶은 ’디에센셜 한강‘ 전자책은 예약자가 29명에 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당일에 대출이 전부 마감됐다.
한강 저서를 구하려는 시민이 늘면서 당분간 대학 도서관도 책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강의 전체 도서 판매량이 910배 늘었다. 예스24 집계에서는 지난 10~13일 같은 기간 대비 종이책 판매가 약 2240배, 전자책은 약 667배 상승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