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어르신들 모습. 동아일보DB
정부가 연 2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신규 참여자가 2019년 대비 35% 증가하고 16만5000여 명의 참여 희망자도 있었지만, 보건복지부의 신청자 이력 관리는 ‘0’건에 불과했다. 정치권에선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일자리 희망자도 많은 만큼 참여 이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노인 일자리 사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7명이 일자리에 투입되고 있는 가운데, 중도 포기와 대기자 모두 늘고 있지만 이력 관리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노인 일자리 참여는 2019년 68만4177명에서 2023년 92만4553명으로 35% 증가했다. 이중 ‘노노케어(건강한 어르신이 몸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는)’,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봉사, 경륜전수 활동 등 공익활동이 전체의 68% 수준으로 가장 많았고 2019년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회서비스형은 297%, 취업알선형 219%, 시니어인턴십 626%, 고령자 친화기업 117%로 노인 일자리 참여가 다방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동시에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기 인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대기 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16만5655명 이상(중복신청 포함)이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에 뛰어들고자 기다린 경험이 있었다. 공익활동 일자리에 대기한 인원은 올해 8월 기준 9만1245명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그러나 복지부와 노인인력개발원은 신청자 이력 관리를 따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노인일자리 사업은 단년도 사업으로 매년 참여자를 등록만 하는 등 연도별로 관리만 한다”고 의원실에 해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정부의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 예산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약 8600억 원이었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투입예산’은 2021년에는 약 1조2300억 원, 2023년 1조4200억 원, 올해(8월말 기준) 약 1조9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이 활성화하고 관련 예산이 느는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백 의원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인원이 많은 만큼 일찍부터 데이터 수집 및 관리가 필요했다”며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신규 사업 발굴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업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