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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교과서 노래를 미술관에서 듣는다고?…강화 더리미미술관의 이색 음악회

입력 | 2024-10-15 14:16:00

더리미미술관 제공

더리미미술관 제공


“강화에는 음악 감상을 위한 전문 공연장이 없어요. 당연히 정기적으로 공연이 열리는 곳도 없습니다. 저희 미술관이 유일한 곳입니다. 2016년도 봄, 첫 미술관 음악회를 시작했을 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어려운 상황에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인천광역시 강화군 더리미미술관의 유리 관장은 음악 공연을 미술관의 대표 콘텐츠로 만들어 냈다. 더리미미술관은 2024년 인천문화재단 작은 예술공간 지원사업 선정으로 우리나라 음악 교과서의 시대별 변천사를 주제로 시리즈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 4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에 진행되고 있는 미술관 음악회는 196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한국 음악 교과서의 변천사를 되돌아보며 시대별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피아노 5중주와 성악 솔리스트들의 협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

더리미미술관의 유리 관장. 더리미미술관 제공

음악회 기획자인 유 관장은 대표적 초고령사회인 강화군에서 전 세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음악 공연에 대해 생각해 오다 학창 시절 누구나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던 노래들을 전문 음악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객석 참여형 음악회로 이끌어냈다.

유 관장은 “처음에는 자부담으로 참 힘들게 공연을 유지해 오다 2018년부터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 선정으로 3년이나 연속 지원을 받았다”며 “이후 오은영 아카데미와 주변 지인들의 후원으로 어려웠지만 꾸준히 공연을 유치해 왔다. 기쁘게도 올해 인천문화재단 작은 예술공간 지원사업에 다시 선정되어 프로그램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올해 공연은 음악 교과서 수록곡의 시대별 변천사를 주제로 진행됐다. 1960년대 음악 교과서를 시작으로 변화된 교과서 음악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6월 공연은 미술관 음악회 이래 최대 관중을 유치하여 정말 기뻤다”고 했다.

더리미미술관 제공

음악 교과서 역사에 대한 알려진 기록이나 논문이 없어 옛날 교과서를 하나하나 어렵게 구입하여 프로그램을 계획했다고 한다. 청중을 위한 퀴즈이벤트도 이 시리즈 공연의 인기에 한몫했다.

이번 인천문화재단 작은 예술공간 지원사업은 집중지원 사업으로 2025년도까지 계속된다. 내년에는 200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교과서 음악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하다.

음악회는 오는 10월25일과 11월29일 저녁에 진행되며 상주 단체인 더리미앙상블과 소프라노 강수정·이주혜 바리톤 이원일·이창형이 협연한다.

더리미미술관 제공

더리미미술관 제공

더리미미술관 제공

※더리미미술관은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위치한 작은 사립미술관으로 1996년 개관했다. 그동안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및 인천문화재단·인천광역시 등이 주관하는 여러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시부터 공연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 활동의 장을 지역에 제공,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술관 음악회와 미술 치유 프로그램은 전시와 함께 더리미미술관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인천광역시 장애인문화 예술 활동 지원사업과 인천문화재단 유아 문화예술 교육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지역 미술관으로서의 저변을 더욱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김포시보건소와의 협약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예술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