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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방장관에 북한 ICBM 발사하면 격추하라 지시…핵전쟁 우려돼 성당서 기도도”

입력 | 2024-10-15 16:53:00

우드워드 신간 ‘전쟁(War)’



2018년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정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국방장관에게 격추를 지시한 것으로 15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은 이날 출간된 신간 ‘전쟁(War)‘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짐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에게 북한 미사일 격추 권한을 위임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쏘면 그가(국방장관) 격추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시점은 북한의 ICBM 시험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하는 등 북미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2017년 하반기로 추정된다.

우드워드는 북한과의 핵전쟁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신경(cavalier)하고 충동적인(impulsive) 태도가 당시 외교안보 참모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과의 핵전쟁을 우려해 언제든 국가비상사태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운동복을 입고 잠을 잤으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가능성을 준비하며 워싱턴 대성당을 찾아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매티스 장관은 우드워드 부편집장이 2020년 내놓은 저서 ’분노‘에서도 “북한 미사일이 시애틀을 향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면 벌써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드워드는 당시 미국은 북한에 핵무기 80기를 사용하는 핵전쟁 계획을 담은 작전계획 5027과 5015를 검토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책에는 올해 대선 후보로 출마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우려하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달래기 위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핵심 인사들의 물밑 외교 행보도 담겼다. 

우드워드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조현동 주미대사를 방문해 트럼프 2기는 더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한미관계가 상호 안보에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유세에서 “부자 나라인 한국을 왜 방어해야 하나”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연계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핵심 참모들이 직접 한국 대사관을 찾아 설명에 나서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것. 우드워드는 조 대사가 자신에게 “트럼프가 당선되면 오브라이언이 차기 국무장관 최종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책에 담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러시아와 북한의 안보 협력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완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빌 번스 CIA 국장은 우드워드에게 북한의 ICBM 기술완성을 ‘계획되지 않은 우발적 긴장 고조’라고 규정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ICBM에 탑재해 미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그런 능력을 갖는 것만으로도 정말 문제”라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번스는 북한과 러시아간 안보협력의 위험은 무기 공급과 기술의 흐름이 양방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며 “그는 김 위원장이 그 능력(ICBM 완성)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지에 대해 우려했다”고 전했다.

또 번스는 기밀 보고서에서 “중국인들은 러시아와 북한의 강력한 국방 파트너십이 김정은을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불안해했다”며 “중국은 (북러관계가) 김 위원장이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더욱 무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평가했다고 우드워드는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