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AI 전력 감당못해… 구글, 美SMR기업서 에너지 구매

입력 | 2024-10-16 03:00:00

美빅테크 앞다퉈 원전 눈돌리지만
한국은 SMR제도 마련못해 우려




구글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카이로스 파워’와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력 발전 없이는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카이로스가 가동하는 6∼7개 원자로에서 총 500MW(메가와트)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500MW는 수십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카이로스는 2030년까지 첫 번째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가동하고, 2035년까지 추가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수석 이사인 마이클 테렐은 “원전이 우리의 전력 수요를 24시간 내내 충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AI용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 수요를 일으키면서 미국 빅테크들은 앞다퉈 원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픈AI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한 SMR 업체 ‘오클로’에서 2027년부터 일부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을 재가동해 전력을 20년간 독점 공급받기로 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 AWS는 올 3월 원자력으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했다. 올 7월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의 3분의 1 정도가 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송전망 확대 사업이 부진한 데다 ‘미니 원전’으로 불리며 성장 가능성이 큰 SMR 관련 제도도 마련되지 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포럼에서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안정적 전력 없이는 반도체나 AI 산업이 불가능하다”며 “신규 원전뿐 아니라 SMR 건설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