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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ETA 논란… 태국 작년 1만명 韓여행 취소

입력 | 2024-10-16 03:00:00

고위직-유명인사 등 입국 불허
“반한 감정-불신감 자극” 지적



서울 중구 명동 거리 2024.10.9. 뉴스1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는 자료 사진)


전자여행허가제(K-ETA) 승인 거부 등으로 인해 한국 여행을 취소한 태국 관광객이 지난해에만 1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K-ETA는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해외 국적 입국자들이 한국 입국에 앞서 사전에 등록하고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로, 2021년 9월부터 시행됐다.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받은 ‘K-ETA 시행 이후 연간 단체 방한 관광 취소 현황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에서 9947명이 계획했던 한국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인 등 신원이 확실함에도 일부가 한국 입국을 허가받지 못하면서 단체 여행이 취소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의 부인과 가족 등이 K-ETA를 불허받는 등, 고위직과 유명 인사들의 연이은 K-ETA 불허 사례가 태국 내 ‘반한’ 감정과 함께 한국 여행에 대한 불신감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구독자 108만 명을 보유한 태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인천공항에서 불법노동자로 오인당해 강제 송환된 뒤 “돈이 많아도 이젠 한국 여행이 힘들어졌다”는 영상을 올린 뒤로 태국 소셜미디어에서 ‘밴 코리아(Ban Korea·한국 금지)’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1∼6월) 29만3724명으로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1위 규모를 기록했던 태국인 관광객은 올해 상반기 16만8328명으로 줄어들었다. 회복률이 57.3%에 그친 것. 태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대신 일본이나 대만 등 별도의 허가 없이 입국이 가능한 주변국으로 행선지를 바꾸는 경우도 증가했다. 2019년 일본을 찾은 태국인 방문객 수는 한국의 2.31배 규모였는데 올해는 격차가 3.48배로 늘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