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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사칭 부고 문자 ‘좀비폰 감염’ 주의보

입력 | 2024-10-16 03:00:00

연락처 빼낸뒤 지인들에 또 문자
올들어 신고-차단 사례 109만건
“모바일 백신 설치 등 보안 점검을”



경찰청 제공


‘모바일 스미싱(문자 사기)’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뒤 그 지인들에게도 사기를 치는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인이 갑자기 문자나 카톡으로 금전을 요구한다면 스미싱을 의심해봐야 한다.

15일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해킹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심어 이른바 ‘좀비폰’을 만든 뒤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에 있는 지인에게 미끼 문자를 대량 유포하는 스미싱 범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KISA에 따르면 올 1∼9월 신고 및 차단된 미끼 문자는 109만 건으로, 그중 지인을 사칭한 문자는 24만 건에 이른다.

스미싱 사기범들은 모르는 번호로 결혼이나 부고 소식, 교통 범칙금 등을 가장한 미끼 문자를 보낸다. 문자에 있는 링크를 피해자가 무심코 누르게 되면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설치된다. 그러면 연락처, 개인·금융정보 등이 빠져나가는 구조다.

사기범들은 악성 앱을 통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원격 조종한 뒤 피해자 지인들에게 똑같은 미끼 문자를 발송하거나 피해자를 가장해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등 금전을 요구한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을 토대로 지인 사이에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의심을 피해 접근하기도 한다.

경찰은 신종 스미싱 사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모바일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상시 보안 상태를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미끼 문자로 의심되는 문자를 받을 경우 카카오톡 채널 ‘보호나라’를 통해 스미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개인·금융정보가 해킹되지 않도록 스마트폰에 신분증 사진이나 계좌·비밀번호 등을 저장해두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족·지인에게까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휴대전화 보안 상태 점검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