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씨가 15일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 출처 명태균 씨 페이스 북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련된 의혹이 갈수록 태산이다. 김건희 여사로부터 인수위에 와서 면접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명 씨의 주장이 나온 데 이어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라는 김 여사의 문자까지 공개됐다. 명 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하는 듯한 녹취록도 터져 나왔다. 하나하나가 큰 폭발력을 지닌 사안들이다.
명 씨는 15일 ‘김건희 여사님’으로 저장된 상대와 나눈 문자를 공개했다. 문자 속 김 여사는 ‘오빠’라고 지칭한 인물을 두고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깎아내리며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썼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입당 전 나눈 사적 대화”라면서 문자 속 오빠는 “대통령이 아니라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명 씨는 즉각 “친오빠는 정치를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의 설명대로 친오빠를 뜻한다고 해도 대선 후보 처남의 비선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문제다. 어느 경우든 문자는 명 씨가 스쳐 지나간 짧은 인연이란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쪽을 가리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 뉴스매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명 씨가 “젊은 애들 응답 계수를 올려 갖고 2∼3% 홍(준표)보다 (윤 후보가) 더 나오게 해야 된다”고 지시하는 전화녹음을 공개한 것도 충격적이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명 씨가 여론조사를 조작해 공당의 경선에 개입한 중대 범죄가 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명 씨가 대선 본선 때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명 씨 의혹이 커지는 동안 대통령실의 대응은 오히려 불씨를 키우고 있다. 해명을 내놓아도 사실과 다른 게 금방 확인되거나, 일부 유리한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해명해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선거 브로커가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한 지 1개월이 넘었는데, 누구 하나 나서서 말끔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진실을 철저히 밝혀내 응당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명태균 게이트가 모든 국정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