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제클럽 주죄 대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 인출기)’”이라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6500억 원)를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한국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에 북한이 엄청난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4만 명(실제로는 2만8500명)이 심각한 위험해 처해 있으며 한국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한국은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대통령)이 이를(방위비 분담금)을 줄여 안타깝다”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를 냈을 것이다.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4일 2026년부터 5년간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합의안을 발표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1조5192억 원으로 결정한 뒤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분담금을 증액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6·25 전쟁 이후 방위비를 받은 적이 없다. 나는 한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 연간 50억 달러로 시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의회 비준을 이유로 20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나는 20억 달러를 공짜로 받아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1조389억 원이었던 주한미군 방위비 5배 인상을 요구했으나 실제로는 임기 말까지 합의가 무산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13.9% 인상된 1조1833억 원에 합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담에서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끊고 도로를 폭파한 데 대해 “이것은 큰 일(big things)”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한국으로 가는 철도를 폭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이제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단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믿기 힘든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과도 매우 좋은 관계”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실패를 비판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정상외교 재개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그들은 훌륭한 사람들이고 야망이 대단하다”며 “우리는 북한과 다른 국가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 북한은 매우 강한 핵무기를 갖고 있고 나는 그들과 아주 잘 지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