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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말고 노래나 듣자”…유세장서 39분간 춤만 춘 트럼프

입력 | 2024-10-16 16:48:00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의 그레이터 필라델피아 엑스포 센터 및 박람회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올해 78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주민들과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 도중에 약 40분 간 춤만 추다 행사를 끝내 그의 정신 건강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트럼프 후보는 14일 올해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근교 오스크에서 경제를 주제로 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팅은 시작 약 30분 뒤 실내 온도 상승으로 청중 2명이 기절하며 행사가 일시 중단됐다. 트럼프 후보가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요청하자, 사회를 맡은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지금 (정부의) 경제 상황으론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를 망쳤다고 비꼬은 것이다.

그런데 이때부터 트럼프 후보는 “이제 질문하지 말고 음악이나 듣자”며 “여기 질의응답 듣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노래를 틀어줄 것을 요청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아베 마리아’를 시작으로 대선 캠페인에서 주로 써온 ‘Y.M.C.A.’ 등 무려 39분 동안 음악을 틀어놓은 채, 트럼프 후보는 별 다른 말도 없이 춤만 추며 무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선 “트럼프는 괜찮지 않다(TrumpisNotWell)”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퍼지는 등 파장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와 군중 사이에서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며 인지력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는 원래 장내가 정리되면 연설을 재개하곤 했는데, 이번엔 상황을 어떻게 진행시킬지 모르는 듯 불안정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후보의 타운홀 미팅을 두고 인지력 논란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 건강 논란으로 7월 후보직을 사퇴한 뒤 트럼프 후보의 건강 상태를 쟁점화하는 역공을 펴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은 “트럼프가 괜찮길 바란다”며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대통령 자리에) 부적합하고 불안정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후보는 60세인 해리스 후보와 비교되며 인지력 논란이 최근 갈수록 부각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정신이 예리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지난해 7월 53%였으나, 이달 4~7일 조사에선 46%로 하락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