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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빅컷에 ‘유일한 반대표’… “트럼프 집권땐 새 수장 될 수도”[지금, 이 사람]

입력 | 2024-10-16 15:54:00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 아직 금리를 0.5%포인트 낮출 때가 아니다.”

지난달 17,18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이른바 ‘빅컷(big cut)’을 단행했을 때 당시 표결권을 갖고 있던 12명의 FOMC 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연준 내 매파’ 미셸 보먼 연준 이사(53·사진)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그는 물가 상승 위험이 잦아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FOMC가 만장일치가 아닌 채로 금리인하 결정을 내린 것은 2005년 이후 19년 만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연준은 통상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결권을 가진 FOMC 위원 12명의 만장일치로 결정 사항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12명 중 11명만 ‘빅컷’에 찬성했고 보먼 이사는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당시 연준의 결정을 앞두고 “11월 5일 대선 전 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 연준은 민주당을 도우려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낮은 금리로 이자 부담이 가벼워진 중도층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던질 것을 우려한 탓이다. 보먼 이사 또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연준에 입성했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가능성도 있어 그의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다만 NYT는 “보먼은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 경제적인 근거에 따라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했다”고 진단했다.

보먼 이사는 대학에서 광고홍보와 법학을 전공한 후 파머스드로버스은행 등에서 은행규제 등을 담당했던 비(非)경제학자 출신이다. 현재 연준 이사 중에서는 강력한 인플레이션 대책을 선호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최근 그가 영향력을 강화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NYT에 따르면 그의 연설 횟수는 2022년 11번이었지만 올해엔 10월 현재 36회로 늘었다. 특히 통화 정책이나 경제전망에 초점을 맞춘 연설이 같은 기간 4개에서 12개로 크게 늘었다. 연준 위원들은 다양한 행사에서 경제상황이나 정책결정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연설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한다면 그가 연준의 새 수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책임연구원은 “2026년 5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만료된 뒤 보먼 이사가 후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1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의 TV토론 당시 “불법 이민자들이 미 주택난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하며 보먼 이사의 과거 발언을 거론했다. 보먼 이사는 주택가격이 저렴한 지역 위주로 이민자가 유입되면 해당 지역의 임대료 상승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