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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부예산안 ‘본회의 자동부의’ 폐지 추진

입력 | 2024-10-16 17:04:00

국회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애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16/뉴스1


야당이 16일 정부 예산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법정 시한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 예산안 원안을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는 조항을 폐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심사 기간을 늘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예산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여당은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예산 국회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를 시사했다. 여야는 이날 다음 달 18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증감액 심사를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를 운영하는 내용의 심사일정을 확정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운영개선소위원회에 직회부했다. 이들 법안에는 예산안 심사 기한(11월 30일)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현 제도를 폐지하고 국회의장이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로 부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본회의 자동 부의 대상에서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을 제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동부의 제도가 폐지되면 예산안 심사가 법정 본회의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넘겨 연말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예산안 처리 지연을 무기로 지역화폐 등 ‘이재명표 예산’이나 지역 예산 등을 끼워 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수와 직결된 부수법안 역시 심사가 늦어질 수 있다.

국회 운영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꼼수”라며 “(예산부수법안에) 다수당과 국회의장이 영향을 끼치면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정해서 국정을 원활하게 했던 기존 법치주의를 위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은 부당한 법안에는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