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뉴시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독립전쟁 승리의 결과”라며 “독립전쟁에는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들도 참여했는데, 이들 다수는 친나치 성향인 프랑스 비시 정권의 피해자였다”는 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 마크롱 vs 네타냐후 연일 설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1947년 11월 유엔은 영국의 위임 통치를 받던 팔레스타인 영토의 약 56%를 유대인에게 준다는 ‘결의안 181’호를 통과시켰다. 이듬해 5월 14일 팔레스타인의 독립이 확정되면서 이 지역 유대인 공동체들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다. 직후 네타냐후 총리가 ‘독립전쟁’이라고 부른 제1차 중동전쟁이 시작됐다.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싸워 이겼고 지중해 및 홍해 일부 지역으로 영토를 늘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독립전쟁의 참전자 다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비시 정권에서 살아남은 이들도 포함된다”며 프랑스 역사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협력한 비시 정권이 당시 유대인을 탄압했던 점을 상기시켜 자신을 압박하는 마크롱 대통령을 위축시키려는 속내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선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하며 “일방적인 휴전은 안보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레바논에 주둔 중인 UNIFIL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주장하며 18일 레바논을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태도가 정당하지 않다”며 노골적인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을 줄곧 지원하던 미국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이스라엘에 “30일 안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네타냐후 정권 일각에선 하마스 궤멸을 위해 일부 주민의 아사(餓死)까지 예상되는 구호품 지급 일시 중단을 거론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한 셈이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4일 이스라엘의 텐트촌 공습으로 온몸이 화염에 휩싸인 사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퍼졌다. 이날 가자지구 중부 알아끄사 순교자 병원 부지가 공습 받아 최소 5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측은 이와 관련해 액시오스에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