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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간 김동연, 첫날부터 축구황제 ‘펠레’로 ‘바이 경기도’ 시동

입력 | 2024-10-16 17:30:00

IDB 방문해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 만나
‘경기도-IDB-중남미’ 삼각 경제협력 제안
‘디지털 전환·기후테크·청년교류’ 3대 어젠다 협력




경기도 제공


“저 티셔츠가 정말 펠레가 사인한 티셔츠인가요?” (김동연 경기도지사)

일랑 고우드파잉(Ilan Goldfajn) 총재를 만나기 위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벽에 걸린 액자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소 ‘스포츠 마니아’로 잘 알려진 김 지사의 눈에 축구황제 ‘펠레’가 포착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경기도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펠레가 IDB에 방문해서 직원들에게 강연하고, 남기고 간 선물”이라며 “굉장히 역사적인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의 국적은 브라질이다.

생각지도 못한 ‘펠레’ 덕분에 김 지사와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의 첫 대담은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경기도 제공


IDB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경제, 사회개발을 위해 1959년 설립됐다. 48개 나라가 회원국이다. 가맹국 간 무역 확대와 개발정책 협력 강화, 개발목적의 공공 및 민간 자본 투자 촉진, 재원 조달이 어려운 민간 부문의 투자활동 보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재원 운용 등이 주요 사업이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 세계은행 근무 시절부터 IDB와 인연을 맺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의 전임자인 모레노 전 총재와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도 만났고 서울에서도 한 번 봤다고 한다. 17년 전엔 IDB의 초청을 받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강연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서밋(Biz Summit)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네이버’도 가셨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라며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로 인구의 27~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고,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며 ‘바이(Buy) 경기도’에 나섰다.


경기도 제공


이날 김 지사는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했고,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도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김 지사는 “IDB의 관심 분야 중에 ‘디지털경제’와 ‘기후테크’가 있다고 들었는데, 경기도는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AI와 기후테크 등 여러 산업의 중심지”라며 “경기도와 IDB 간 협력이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 분야에서 더욱 강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공감을 표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중남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기후대응 분야에서 많이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업을 아마존 지역의 지방정부와 함께하고 있다는 예를 들며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IDB는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경기도 제공


김 지사와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이 자리에서 실무대화 채널도 지정했다.

김 지사는 “실무협의체를 구축하고 ‘디지털 전환’, ‘기후테크’와 더불어 ‘청년교류’를 3대 어젠다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로서도 굉장히 시작하기 좋은 분야일 것 같다”라고 환영했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김 지사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고, 김 지사는 “수원 관저에서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