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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프레스 금형 설계 자동화 세계 최초 개발… “75% 이상 시간 단축”

입력 | 2024-10-17 03:00:00

기존 데이터 표준화, 하나로 통합
설계 오류 원천 차단 품질 고급화
내년 ‘그랜저’ 모델부터 본격 적용



현대자동차·기아가 16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프레스 금형 자동 설계 시스템’을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기아가 차량용 프레스 금형(반복 생산을 위한 금속 형틀)을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프레스 금형 자동 설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내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이번에 발표한 자동 설계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금형 설계자가 제각각 처리하던 작업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금형으로 만드는 자동차 외판은 트렁크나 후드 등 수많은 부품이 사용된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에 설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동차 외판 하나를 만들려면 여러 설계자가 달라붙어 3∼5번의 프레스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설계자들이 내놓은 각자의 결과물이 서로 딱 들어맞지 않으면 몇 번이나 수정 및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기존의 금형 설계를 위한 기술 문서와 설계 조건들의 데이터를 표준화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3∼5번 진행되는 프레스 공정 단계마다 필요 수치를 입력하면 최적의 프레스 금형 설계 도면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이다. 여러 사람이 각자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시스템으로 제작하다 보니 금형에 드는 시간이 기존 대비 75% 이상 단축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또한 설계 오류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어 고품질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2020년 프레스 금형 자동 설계 시스템을 내연기관 ‘캐스퍼’ 제작에 일부 적용했다. 최근에는 모든 프레스 공정의 금형 설계에 새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했다.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공정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자동차 차체를 단번에 찍어내는 ‘하이퍼캐스팅 공정’이 대표적이다. 미국 테슬라가 채택한 ‘기가캐스팅’과 유사한 이 기술은 현재 울산에 건설 중인 공장이 완성되면 2026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준공한 싱가포르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에서는 기존 컨베이어 벨트 방식과 달리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셀(Cell)이라고 불리는 공간에서 각자 다른 종류의 차량을 생산해 내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