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출시 앞두고 수율 문제 ‘발목’… 하반기 ‘갤럭시 Z플립7’ 탑재 유력 갤 S25 시리즈엔 퀄컴 칩 사용할듯 AP 매입비 급증… 원가 부담 커져 “난항 있어도 자체개발 포기 못해”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주력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5’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DS)부문에서 만드는 AP ‘엑시노스’가 만족할 만한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가운데 삼성전자의 ‘AP 독립’이 지연되며 관련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엑시노스 2500, 갤럭시 S25 탑재 난항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대부분의 신형 갤럭시 시리즈에 자체 칩인 엑시노스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스냅드래건’ 제품과 혼용해 탑재해 왔다. 2021년 ‘갤럭시 S22’의 엑시노스 칩 발열 및 성능 논란이 불거진 뒤에는 2023년 탑재를 건너뛰고 엑시노스 성능 향상에 매달렸다. 이후 올해 삼성전자의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에 다시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갤럭시 S25에 탑재하기에는 고성능 칩 생산 수율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 연간 모바일 AP 매입 비용 10조 넘어서
막대한 개발 비용과 성능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그간 자체 AP에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퀄컴 등 외부 칩 의존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협상력이 낮아지고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전문 애널리스트인 대만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퀄컴의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건8 4세대’ 가격이 이전 세대보다 25∼30% 인상될 것이라 전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P가 초고성능, 초미세 공정 단계로 접어들면서 개발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난항이 있더라도 모바일 사업을 가진 회사로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 자체 AP 개발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