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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에 산 유명 커피점 텀블러가 ‘짝퉁’

입력 | 2024-10-17 03:00:00

특허청, 제조-유통한 9명 적발
국내서 만들고 ‘병행 수입’ 위장
관공서-기업 등에 13만여 개 팔려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이 텀블러 위조 상품 제조·유통 조직을 검거했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미국계 유명 커피 상표의 텀블러를 위조한 상품을 유통해 24억 원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다. 가짜 텀블러는 병행 수입 제품으로 둔갑해 관공서와 기업, 민간 단체, 온라인 등에서 정품의 절반 값에 13만여 개가 유통됐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위조 유명 커피 상표 텀블러를 제조 및 유통한 총책 A 씨(53) 등 일당 9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유명 커피 상표 텀블러 위조 상품 약 13만 개를 국내에서 만들고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품으로 치면 62억 원어치다.

특허청은 일당이 국내로 들여온 텀블러 부속품인 뚜껑이 상표권 위반 의심 등으로 세관 단계에서 적발되자 이를 활용한 위조 상품 제조, 유통이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9월, 총책과 유통책, 자금책, 제조책 등을 경기도 일대에서 검거했다.

일당은 단속을 피하려고 텀블러의 뚜껑, 본체 등 부속품을 나눠 수입했다. 따로 들여온 부품은 경기 김포에서 결합, 재가공하는 방식으로 위조 텀블러를 만들었다고 한다.

상표가 없는 텀블러 본체를 들여와 국내에서 상표를 인쇄했고 포장 상자, 사용 설명서, 속지 등도 만들어 병행 수입 제품으로 둔갑시켰다.

가짜 텀블러는 2만∼5만 원인 정품 가격의 절반으로 관공서, 기업, 민간 단체 등에 기념품이나 판촉물로 13만여 개가 팔렸다. 일당이 거둔 범죄 수익은 24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총책은 병행 수입 제품인 것처럼 위장하려고 허위 증명서를 냈지만, 상표 경찰의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범죄를 밝혔다”고 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