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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노잼’ 도시에서 ‘꿀잼’ 과학도시로

입력 | 2024-10-17 03:00:00

대표 캐릭터 ‘꿈돌이’ 상품 인기
넉 달간 도시 브랜드 평판서 1위
혼인 건수 대폭 늘고 자살률 줄어
우주항공-바이오 등으로 전략 확장… 적극적으로 기업 투자 유치하기도



대전관광공사는 9월 28일부터 이틀 동안 동구 소제동 일대에서 열린 대전 빵축제에 14만 명이 다녀갔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개막식 때 관계자들이 10m 길이 대형 바게트를 자르는 모습. 대전시 제공


“외국인이나 관광객이 대전을 궁금해하는 걸 보니, 우리 매력이 점점 퍼지는 것 같습니다.”

16일 대전 동구에 있는 트래블라운지에서 만난 윤용필 대전관광협회 대리는 대전 사람들만 아는 숨은 맛집을 물어보는 관광객을 맞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리는 “7월에 선보인 꿈돌이 가족, 꿈씨 패밀리 상품은 벌써 2억6000만 원어치 넘게 팔렸다”며 “현장에서 대전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 뜨겁다는 걸 생생하게 느낀다”고 했다. 2020년 9월에 개관한 트래블라운지는 대전역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꿈돌이 가족 인형, 열쇠고리, 엽서 등을 팔고 관광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대전을 향한 외지인의 반응을 빠르게 알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 살기 좋은 꿀잼 도시로 껑충

꿈돌이의 도시, 빵의 도시로 집중된 관심은 도시 브랜드 평판으로 이어졌다. 시에 따르면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발표하는 광역자치단체 도시 브랜드 평판에서 대전시가 6월부터 9월까지 넉 달 동안 1위에 올랐다. 브랜드에 대한 긍정 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의 참여와 소통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대화량으로 측정된다.

혼인 건수도 늘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대전의 혼인 건수는 3848건이다. 전년 같은 기간 3220건보다 19.5% 늘어나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는 올해부터 특별, 광역시 중에서 처음으로 지급한 결혼지원금이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장려금 지원 대상은 18∼39세 초혼 부부다. 한 사람당 1차로 100만 원을 받고 이후에 6개월 넘게 대전에 주소를 두고 살면 추가로 150만 원을 받는다.

자살률은 줄었다. 2021년까지 대전의 자살 사망률은 특별, 광역시 중 1위였다. 시는 24시간 상담 전화와 정신 응급의료기관 지정 운영을 통해 고위험군을 관리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순위가 6위까지 떨어졌다.

● ABCD+QR로 과학수도 확장

경제, 과학도시로서 바탕을 다지기 위해 시가 내세운 전략은 ‘ABCD+QR’이다. 우주항공(Aero space), 바이오(Bio), 반도체(Chip), 국방(Defence)에 양자(Quantum), 로봇(Robot)을 더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 우주산업클러스터 인재 분야 지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경제 체질을 바꾸기 위한 기업 투자 유치도 적극적이다. 독일 생명과학 전문기업 머크사는 4300억 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대전 유성구에 바이오 공정 원부자재 생산공장을 세운다. 머크는 대전에서 바이오 의약품 제조 공정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만들어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바이오 기업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머크사를 포함해 민선 8기 대전시는 78개사 2조3110억 원(10월 기준) 규모의 기업 투자를 유치했다.

상장기업도 늘고 있다. 총 60곳이 상장했는데 이는 인천(94곳), 부산(82곳)에 이어 전국 세 번째다. 시가 총액은 51조7000억 원으로 인천(142조 원)에 이어 두 번째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은 인재, 기술, 환경 등을 고루 갖춘 경쟁력 있는 도시”라며 “시민 모두가 긍지와 자부심을 더 가질 수 있도록 대전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