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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회에선 ‘스킬’ 좁게 정의해선 안 돼”

입력 | 2024-10-17 03:00:00

신작 ‘넥서스’ 펴낸 유발 하라리
“20년 후 인력시장 모습 알 수 없어
독재국가, AI 잠재적 위협에 취약”



유발 하라리 교수는 15일 ‘넥서스’ 출간 화상 간담회에서 “매일 2시간씩 명상한다.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정보를 소화하는 시간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영사 제공


“‘코딩 스킬이 필요하다니까 코딩 가르쳐야지’ 하는 식으로 접근해선 모든 게 다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요.”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48)는 15일 신간 ‘넥서스’(김영사·사진) 화상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사회에선 “어떤 스킬을 가르칠 것인가 너무 좁게 정의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년 후에는 AI가 코딩을 너무 잘해서 인간이 코딩을 할 필요가 전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는 “20년 후 인력시장이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50세에 완전히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신적 유연성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라리 교수는 신간에서 AI는 인간이 발명한 어떤 기술과도 다르며, 독립적인 행위 주체자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독재국가가 AI의 잠재적 위협에 더 취약하다는 점도 짚었다. 권력자를 견제할 민주적인 장치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는 독재자가 AI를 활용해서 자국민을 더 잘 통제하고 감시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오히려 AI가 독재자를 통해 국민을 통제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며 “AI가 북한의 김정은을 그대로 좌지우지하는 입장이 된다면 그걸로 그냥 끝”이라고 했다.

그는 몇몇 국가가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전 세계를 지배했듯 현재도 AI 선두주자로 나선 소수 국가가 다른 국가를 지배하거나 착취하는 위치에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AI에 대한 지식은 미국과 중국의 아주 극소수 회사만 가지고 있고 다른 정부는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AI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일반 대중과 정부에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