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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논술 수험생 일부 “주내 집단소송”

입력 | 2024-10-17 03:00:00

“자연계열 논술시험 관리 감독 허술”
70여명,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준비
연대, 두번째 사과-재발방지책 발표
“공정성 침해 없어” 재시험 불가 고수




연세대가 수시모집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두 번째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입시의 공정성을 침해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 불가 방침은 고수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70여 명은 이번 주중 논술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해 문제 유출 논란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 “지정좌석제 도입” 뒷북 대책

연세대는 15일 밤 발표한 2차 입장문에서 “혼란과 정신적 고통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13일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고 밝힌 것에 이어 재차 고개를 숙인 것이다. 다만 “철저하게 조사한 결과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재발 방지 대책 5가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 중 ‘시험관리 시스템 재점검’, ‘감독관 교육 강화’, ‘수험생 및 학부모가 제기한 의견 검토 후 반영’ 등 3가지는 선언적 내용이었다. 또 ‘지정좌석제 도입’과 ‘출제문제 사전검토 2단계 이상으로 강화’는 이미 다른 대학 상당수가 도입한 것이어서 ‘뒷북 조치’란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사립대 관계자는 “우리를 포함해 상당수 대학이 이미 논술시험 때 지정좌석제를 시행 중”이라며 “자유좌석제의 경우 수험생 확인 및 감독에 시간이 걸리고 감독관 실수가 잦기 때문인데 연세대가 이를 몰랐던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연세대는 15일 촬영된 시험지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것과 관련해 신원이 특정된 2명과 특정되지 않은 4명 등 총 6명을 서대문경찰서에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16일에는 논술시험 과정에 공정성 훼손 사실이 있었는지 전반을 수사해 달라고 추가로 경찰에 의뢰했다. 경찰은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 수험생 “이미 공정성 상실” 주중 소송 제기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상당수는 “고사장에서 감독관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 먼저 배포되고 일부는 해당 시점에 문제가 어떤 것인지 알았다는 점에서 이미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재시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논술시험 전형료로 수험생당 6만5000원을 내 연세대 측이 10억 원 이상의 전형료 수입을 거뒀는데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입시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취지다.

12일 자연계열 논술시험을 응시한 대학생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5명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감독관이 시험지를 잘못 배부한 것을 깨닫고 우왕좌왕하는 과정에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이 과정에서 수험생 절반가량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들었다. 수험생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서 문제 유출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휴대전화 전원을 끈 상태로 가방에 보관했기 때문에 문제 유출은 없었다”는 대학 측 설명이 사실과 안 맞다는 것이다. A 씨는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위한 집단 소송 인원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험생과 학부모 70여 명이 모였다”며 “이번 주 내 법률대리인 선임을 마치고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