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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독사 3661명…5060 남성이 절반 넘어

입력 | 2024-10-17 12:48:00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17일 최근 2년간(2022년~2023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독사 현황 및 특징을 조사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이번 실태조사는 경찰청 형사사법정보를 토대로 고독사 정의에 부합하는 사례를 추출하고 그 사회보장급여 기록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에 걸쳐 고독사예방조사연구센터가 진행했다.

지난해와 재작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각각 3661명, 3559명으로 직전 조사 기간인 2021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 고독사 인원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으로 최근 조사였던 2021년 3378명 대비 증가했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지난 15일 사전 브리핑에서 고독사 사망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며 “2021년 716만 6000가구에서 2022년 250만 2000명, 2023년 782만 9000명으로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과 2023년 적용되는 법적 고독사 정의보다 더 넓은 현행 법적 정의를 적용해 조사한 것도 다소 영향을 끼쳤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0.95명, 2023년 1.04명으로 2021년(1.06명)과 비교해 줄었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지역은 인구가 많은 경기(2022년 749명, 2023년 922명), 서울(2022년 678명, 2023년 559명), 부산(2022년 317명, 2023년 287명) 순이었다.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세종(2022년 11명, 2023년 8명)이었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 고독사가 여성 고독사보다 많아 남성이 상대적으로 고독사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 미상자를 제외하고, 2022년 남성 고독사는 2970명(84.2%), 여성 고독사는 557명(15.8%)이었으며, 2023년 남성 고독사는 3053명(84.1%), 여성 고독사는 579명(15.9%)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60대(2022년 1110명, 2023년 1146명)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50대(2022년 1077명, 2023년 1097명), 40대(2022년 525명, 2023년 502명), 70대(2022년 433명, 2023년 470명) 순이었다. 50·60대 남성 고독사는 2022년 54.1%, 2023년 53.9%로 나타났다.

발생 장소를 기준으로 2022년에는 주택(1827명, 51.3%), 아파트(720명, 20.2%), 원룸·오피스텔(595명, 16.7%) 등 주거 장소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특히 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에도 2022년과 유사하게 주택(1762명, 48.1%), 아파트(798명, 21.8%), 원룸·오피스텔(756명, 20.7%) 순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현장은 임대인·경비원·건물관리자(2022년 1324명, 2023년 1263명), 가족(2022년 1019명, 2023년 958명), 이웃 주민(2022년 502명, 2023년 705명)이 최초로 발견해 신고했고, 가족보다는 임대인·경비원·건물관리자가 최초 발견자인 경우가 더 많았다. 한편,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가 발견한 경우도 7% 수준(2022년 219명, 2023년 257명)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3.9%(495명), 2023년 14.1%(516명)로 2021년 16.9%(571명)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2022년 고독사 사망자 중 연령대별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71.7%), 30대(51.0%), 40대(23.8%), 50대(12.0%), 60대(8.5%), 70대(5.1%) 순이었다.

2023년 연령대별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59.5%), 30대(43.4%), 40대(25.7%), 50대(14.1%), 60대(8.3%), 70대(4.9%)로, 20대와 30대에서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22년 대비 각각 낮아졌다. 그러나 2022년과 2023년 모두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돼 자살 예방정책과 연계가 필요함이 확인됐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2022년 39.7%(1,301명), 2023년 41.4%(1,413명)로 이는 경제적 취약 가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과 고독사가 경제적 취약 가구에 한정되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보건복지부 배형우 복지행정지원관은 “올해 7월부터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조금씩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고독사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