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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원인규명에 꼭 필요한 ‘이것’…잘 지키고 있나요?

입력 | 2024-10-17 13:38:00

보존식, 집단식중독 발생시 분석 위해 보관
2020년엔 보존식 일부 사라져 원인 못찾아



최근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집단발병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아동급식시설에서 식중독 사고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서울시가 시내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소 2704곳을 대상으로 전수점검에 나섰다. 7일 서울 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2인 1조로 구성된 특별점검반이 보존식 보관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2020.07.07.뉴시스


2020년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원생은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고 투석 치료까지 받았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했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원인균에 대해서 조사에 나섰지만 일부 보존식이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보존식 일부가 사라진 상태에서 관할인 안산시 상록보건소는 유치원 보존식 30여건, 문고리와 도마 등에서 채취한 환경검체, 어린이들이 교육프로그램 등에서 접촉한 흙, 물 등에 대해 모두 조사했지만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데 애를 먹었다. 당시 해당 유치원은 보관해야할 보존식 가운데 6건이 사라져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존식은 집단식중독 발생 시 역학 조사를 통해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리·제공한 식품을 모두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보존식은 제공한 모든 급식 및 간식과 동일해야 하며, 메뉴가 소진돼 추가로 제공한 음식과 식품알레르기 대체식으로 제공한 음식 모두를 포함한다. 전용 용기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각각의 뚜껑이 있는 전용 용기 또는 1회용 멸균백을 사용한다.

보존식이 중요한 이유는 식중독 발생 시 원인을 찾는 역학조사에 핵심이기 때문이다. 역학조사 인원은 조리장과 시설위생, 메뉴별 작업 과정을 점검하고 식품, 식자재, 용수 및 식품 조리에 직접 사용하는 조리 도구 등 환경 검체를 수거한다.

이 때 수거하는 식품 중 하나가 보존식이다. 보존식은 채취하면서 보관상태, 훼소여부 등을 확인한다. 아울러 현장 확인 조사표를 이용해 식자제 구매부터 보관, 세척소독, 조리, 배식까지 오염 인자에 대한 현장 확인을 하고 식품 위생법에 따른 위생 기준 관리 준수여부를 점검한다.

그렇다면 2024년 현재는 집단 급식소에서 보존식이 규정대로 보관되고 있을까. 식약처 점검 결과 일부는 여전히 보존식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가 지난 5월 2일부터 24일까지 어린이집 집단 급식소 6800곳을 점검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13곳을 적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주요 위반 사례 가운데 식중독 발생 시 원인 규명을 위해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하는 ‘보존식’ 미보관이 4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다. 이어 소비기한 경과 제품 보관 3건, 건강진단 미실시 2건, 위생 관련 서류 미보관 등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2건, 보존·유통 기준 위반 1건, 영양사 미고용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어린이집 등 집단급식소에 대한 안전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는 등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